지금까지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식재료나 음식은 조심하자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정리해 봤다. 이런 것들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이번에는 지금까지 실컷 떠든 위험해 보이는 콜레스테롤을 대변하기 위한 글을 써본다.
콜레스테롤의 역할
콜레스테롤 하면 안 좋은 영향만 나열되고 있어서 무슨 독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의 정체는 독은커녕 오히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요소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의 구성 성분, 담즙산의 재료, 호르몬의 재료 등 여러 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구성 성분으로써 면역 시스템에 큰 기여를 하고, 담즙산의 재료로써 지방 소화 및 지용성 비타민 흡수에 큰 역할을 하며, 호르몬의 재료로써 우리 몸의 성장 등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이 외에도 콜레스테롤의 역할은 다양하다.
이런 중요한 콜레스테롤이 인간에게서만 생산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먹는 식재료에도 당연히 콜레스테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동물의 세포막에도 콜레스테롤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동물성 식품에는 콜레스테롤이 들어있다.
콜레스테롤은 얼마나 먹어도 되나
한국에서는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하루에 300mg이 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는 선진국들이 만들어온 가이드라인과 비슷하다. 다만 변화의 바람이 닿지 않은 상태라는 차이는 있는 것 같다.
미국 DGAC(Dietary Guidelines Advisory Committee, 다이어트 가이드라인 자문위원회)에서 2015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의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 300mg 제한에 관한 권장이 삭제되었다. 그저 가능한 한 적게 먹으라는 권장만 추가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건강한 사람은 딱히 섭취하는 콜레스테롤 양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권장이다라고 볼 수 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시기 비슷한 권장 사항 변화가 있었다. 일본정부가 5년마다 개정하는 건강 안내서에서 콜레스테롤 섭취 한도가 삭제되었다.
그렇다면 콜레스테롤을 마음껏 먹어도 될까 하는 소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는 건강한 사람에 한정한 이야기이며, 고지혈증 환자에게는 약간의 부담도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보니 아직은 콜레스테롤 섭취량에 민감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볼 수 있다.
콜레스테롤의 순환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콜레스테롤의 주요 역할 중 하나로 담즙산의 재료가 된다는 부분이 있다.
담즙산은 소장에서 지방을 소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소화액이다. 다만 담즙산은 지방을 소화시키면서 소장에서 다시 흡수되어 혈중 콜레스테롤로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담즙산으로 쓰이며 계속 순환한다.
이 과정에서 콜레스테롤이 100% 회수되는 것은 아닐 것이고, 우리 몸이 추가로 얼마나 콜레스테롤이 필요할지를 판단해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합성하거나 혹은 LDL 콜레스테롤이 과다하다면 HDL을 통해 LDL을 간으로 회수하기도 한다.
이 순환 과정에서 포화지방 섭취가 왜 LDL과 HDL을 늘리는지에 대해서 대략 설명이 된다. 또한 섭취된 콜레스테롤이 흡수가 되어도 왜 바로 문제가 안 되는지도 설명이 된다. 애초에 섭취된 콜레스테롤의 흡수율은 60~80%로 낮은 편이기도 하고 말이다.
물론 건강하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노화 혹은 다른 질환 등으로 콜레스테롤 조절이나 소모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을 뿐이다.
콜레스테롤이 당한 배신
이처럼 소중한 콜레스테롤이 당한 배신감은 제법 클 것 같다. 뭘 먹든 몸은 알아서 균형을 맞추려 하지만 그저 나이가 들거나 다른 질환 등으로 이 균형을 제대로 못 맞추는 경우일 뿐인데도 콜레스테롤이 독으로 묘사된다.
물론 안타깝지만 콜레스테롤이 실제론 독이 아니더라도 독처럼 여겨질 수밖에 없는 게 바로 고지혈증 같다. 하지만 고지혈증이라도 콜레스테롤의 섭취량보다는 포화지방 섭취량에 더 민감해질 필요는 있다고 보인다. 적어도 약간의 배신감은 좀 해소시켜 줄 수는 있을 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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