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인지 모르게 감기에 걸렸다. 그런데 증상이 지독하게도 천천히 심해졌다. 그리고 그만큼 또 잘 안 낫고 있다. 그런데 혹시 이런 증상이 고지혈증 약인 스타틴하고 관계가 있을까? 이전에는 이렇게 진척이 느린 경우가 없었다 보니 계속 스타틴과의 상관관계를 생각해 보게 된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상식적인 선에서만 정리를 해볼까 한다.
면역력의 정의
병이 빨리 안 낫는다면 대체로 쓰는 말이 있다. 흔히 '면역력이 약하다'라고 말하는 그것이다.
그렇다면 면역력이란 무엇일까?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면역력이란 백혈구 등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을 구성하는 각종 요소들의 힘을 의미하는 굉장히 추상적인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뭐 어쨌거나 대충 면역 세포들이 많으면 면역력이 높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거다
혹시 각종 염증이나 상처가 났을 때 빨리 아무는 것도 관련이 있을까? 어쩌면 이것도 면역력의 범주로 포함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감기가 빨리 낫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침입을 받았던 곳이 빨리 재생되어야 할 테니 말이다.
어쨌거나 이 글에서 면역력은 '면역 세포들의 수 + 세포 재생 능력' 정도로 정의해 보자.
스타틴과 면역력
스타틴은 간에서의 LDL 합성을 막는 약이다. 따라서 LDL이 감소하게 될 때 어떻게 되는지 찾아보자.
LDL은 말초조직으로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역할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LDL이 감소하게 되면 콜레스테롤이 말초조직으로 덜 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부분에서 왠지 문제의 소지가 느껴진다.
참고로 LDL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지나치게 낮은 경우는 백혈구, 혈소판, 클로불린 수치가 떨어져 면역 능력도 상당히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심각한 기아 상태임을 대변하는 거라 질병과의 상관관계는 낮다고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어쨌든 스타틴을 복용하면 각 세포에 공급될 콜레스테롤의 양도 줄어든다는 의미로 이해가 된다. 이 부분을 더 파고들어 가 보자.
콜레스테롤과 면역력
콜레스테롤의 용도는 굉장히 다양하다. 그중 면역력과 관련된 부분을 꼽아보면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라는 점이 있다. 세포막은 세포의 기능과도 관련이 있지만 특히 세포를 물리적으로 보호하는 가장 바깥의 보호막이기도 하다. 이는 바이러스를 막는 첫 보호막으로 면역력과의 관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거기다 세포막의 재료라는 점에서 세포 재생에 꼭 필요한 성분이라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추가로 콜레스테롤은 코르티솔 등의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재료이면서 항산화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재생과 관계가 있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 글에서 정의한 '면역력'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콜레스테롤이라는 말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LDL이 낮거나 총 콜레스테롤량이 낮으면 면역력이 나빠질 수도 있다는 말도 된다. 다만 좀 단편적인 판단이라는 점에 주의하자.
총 콜레스테롤량과 면역력
콜레스테롤의 양을 측정하는 기준은 몇 가지 있겠지만 쉽게는 LDL-C, HDL-C 그리고 그 외의 합산으로 규정할 수 있다. 특히 총량에서 LDL-C만 따로 측정해서 제외시키는 방식으로 유해성 여부를 판단하기도 한다.
어쨌든 콜레스테롤은 여러 목적으로 간에서 합성된다. 하지만 음식을 통해서 흡수되는 양도 적지는 않다. 만약 음식으로의 섭취가 제한된다면 영향이 있을까?
왜 그러냐 하면 현재 복용 중인 약은 음식물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방해하는 성분도 포함된 복합제제 형태의 약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분명히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중요하지만 빼먹은 것
그런데 왜 지금껏 고지혈증이 위험하니 LDL을 줄여야 하니 이런 마당에 갑자기 감기 때문에 스타틴이 또 안 좋을 것 같니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LDL을 줄이려는 이유는 단순하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특히 죽상동맥경화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써 이 증상으로 혈관을 좁아지게 만들고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는 위험인자다.
혈액순환은 질병 치료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면역 세포가 있든 없든 콜레스테롤이 충분하든 적든 어쨌든 혈관을 통해서 운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활한 혈액 순환도 면역력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최초의 '면역력' 정의가 약간 잘못되었다고도 생각된다. 면역력은 대충 '면역 세포의 수 + 세포 재생 능력 + 혈액순환의 원활함'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결론
불행히도 좀 더 객관적인 자료를 찾아보고 싶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연구 결과는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우회적으로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려고 한 것이 이 글이다.
덕분에 내리게 된 성급한 결론은 "스타틴은 감기를 좀 덜 낫게 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라고 두리뭉실하게 적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스타틴 복용을 중지해야 할 정도로 관련이 있냐고 한다면 또 아닌 것 같다. 감기보다 압도적으로 더 두려운 존재가 바로 동맥경화이니 말이다. 따라서 결론이 뭐든 현재 해야 할 일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
어쨌든 이 글은 객관성이 좀 부족하다는 점에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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