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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산화 물질은 많이 먹어도 괜찮을까?

일상적인 이야기/건강 2024.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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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몸에 좋은 것들 투성이 (Silvia / Pixabay)

여러 미디어를 접하다 보니 항산화 물질에 대한 애찬론 또한 종종 접할 수 있다. 물론 몸에 유익하니 그렇게 많이들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것일 테다. 그런데 약간의 의문이 들었다. 과연 항산화 물질은 많이 먹어도 괜찮을까?

우선은 항산화 물질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고 넘어가자.

활성산소와 항산화 물질

항산화 물질(antioxidant)은 이름처럼 산화를 방지하는 물질군을 이르는 말이며 다른 이름으로 항산화제 혹은 산화방지제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 것 같다. 다양한 물질이 여기에 포함되는데 비타민C, 비타민E, 토코페롤, 플라보노이드, 그리고 토마토 글에서 언급했던 라이코펜 등등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종류가 있는 것 같다.

여기서 등장하는 '산화'는 말 그대로 산소와 결합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세포 단위에서는 세포의 노화를 산화로 종종 표현하는 것 같다. 사람의 호흡을 통해 몸속에 들어온 산소의 대사과정에서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가 만들어지는데 이 활성산소가 산화의 주범인 모양이다. 활성산소는 이 외에도 환경오염이나 화학물질, 자외선, 음주, 흡현, 스트레스 등 일반적으로 알려진 나쁜 것들로 인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활성산소는 의외로 무조건 몸에 해로운 건 아니라는 건 먼저 알아야 할 것 같다. 적당할 경우 세포 간 소통에 관여해 다양한 생리 활동을 도와주거나 약물의 대사나 분해에도 관여하거나 몸을 보호하는 등등 활성산소의 여러 역할이 알려져 있다. 사실상 활성산소는 우리 몸에 필수적인 물질인 셈이다.

하지만 몸에 활성산소가 과다하게 많아질 경우 생체 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시키고 비만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몸에 여러 나쁜 영향을 준다. 그 결과로 피부 노화나 백반증 등 눈에 띄는 증상이나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질환, 암 등등의 위험한 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름에서 유추해 볼 때 활성산소에 악영향이 있다면 항산화 물질은 그 반대 효과가 있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항산화 물질은 세포의 대사 과정에서 이 활성산소의 침투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항산화 물질은 세포와 산화 및 노화를 막는 멋진 물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항산화 물질은 과일이나 채소, 곡물, 콩 등 일반적으로 몸에 유익하다고 알려진 식재료에서 찾을 수 있는데 특히 빨간색이나 노란색, 주황색, 보라색, 검은색 등 눈에 띄거나 화려한 색을 가지고 있는 이른바 '컬러 푸드'에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그렇다면 항산화 물질은 많이 먹어도 괜찮을까?

사실 이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으면서도 이 부분이 불안했다. 우리가 사는 이 우주에는 '적당한의 저주'라는 게 걸려있는데 [...] 활성산소에도 그랬다시피 항산화 물질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답답함 때문에 말이다.

안타깝지만 이 '적당함의 저주'는 광역 저주인 건 확실한 듯하다.

항산화 물질은 종류가 워낙 많기 때문에 각각의 물질에 따라 천차만별의 부작용이 보고된 듯하다. 일부만 정리해도 이렇다.

  • 비타민A는 지용성이라 과다복용 시 간 손상 및 뼈 골절 발생률을 높인다고 한다.
  • 비타민E를 과다 복용하면 피가 응고되지 않거나 백혈구가 손상된다고 한다.
  • 베타카로틴 과다의 경우 피부색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한다.
  • 항산화제의 과다 복용은 피부암, 전립선암 등에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 다른 영양소 흡수 방해 등 여러 부작용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대부분의 항산화 물질은 과다 복용 시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여기서 산화 스트레스라는 것이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한다. 산화 스트레스는 세포의 산화환원 상태를 교란시키는 반응으로 쉽게 말해서 항산화 물질로 인해 산화 반응이 촉진된다는 어이없는 현상이다.

항산화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식재료에 따라서도 다양한 부작용을 찾을 수 있었다.

  • 과일 등의 경우 과다섭취 시 혈당을 높이는 것은 물론 살이 찌게 만들 수 있다.
  • 일부 식물성 기름의 항산화 물질은 가열 시 사라져서 효능이 없어지거나 상대적으로 발암물질의 비중을 늘려버릴 수도 있다고 한다.
  • 다수의 항산화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프로폴리스는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이 외에 과다 섭취 자체가 소화기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도 상식적인 수준이다.

다른 영양제나 약과의 부작용도 검토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비타민E와 비타민K를 동시에 과다복용하면 혈액의 이상 응고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비타민E는 항응고 작용, 비타민K는 응고를 돕는 작용이라 둘이 합쳐지면 무효화될 것 같은데 그게 아니었다.

이 외에 비타민C와 같이 건강한 사람에겐 과다복용해도 별 부작용이 없는 케이스도 찾을 수 있었는데 이걸 함유하고 있는 식재로 특유의 산미 때문에 소화기 부작용이 따라다니기도 한다.

어쨌거나 이런 부작용은 일부만 정리한 것이다. 여기에 나열되지 않은 많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하자.

결론 및 관련글

결론: 적당함의 저주는 항산화 물질에도 통한다.

대개 음식물을 통해 항산화 물질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은 사실 좀 어려운 편이다. 배가 많이 부를 테니 말이다.

하지만 과다복용하는 손쉬운 방법이 있다. 바로 영양제를 추가로 복용하는 것이다. 비타민C나 비타민E 등은 아주 손쉽게 권장량을 초과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한 영양제의 주 성분이기도 하다.

결국 영양제를 어떻게 하느냐가 과다복용의 기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예를 들어 과일 등을 먹기 힘든 상황이라면 영양제를 먹는 건 분명 좋을 것이다. 하지만 과일 등을 충분히 먹을 수 있는 환경이라면 영양제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활성산소는 나쁜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실상은 적당량 있을 경우 우리 몸에 아주 중요하고 유익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정말 의외였다. 결국 항산화 물질이 든 음식물도 적정량을 먹는 게 중요하다는 것으로 이어진다.

우리 모두 '적당함의 저주'에선 벗어날 수 없다. 그냥 잘 적응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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