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의 악명은 유명하다. 일단 계란에는 186 mg이라는 적지 않은 콜레스테롤이 들어있어서 고지혈증에 안 좋은 음식으로 입에 자주 올랐다. 다행히도 최근 음식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은 과다 섭취만 아니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밝혀지며 겨우겨우 오해를 덜어내고 완전음식으로 다시 유명세를 떨치려는 찰나, 이번엔 심장병과 암 유발이라는 또 다른 악명이 알려지게 되며 개인적인 관심사가 되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계란을 프라이로 먹으면 심장병과 암을 유발할 수도
문제의 시발점은 이런 제목으로 일제히 전달된 기사였다. 계란 프라이는 쉽게 해 먹을 수 있으면서도 저렴하고 영양분도 좋은 접근성 좋은 반찬이자 요리인데 이게 그렇게 위험하다니 슬픈 일이다.
원인은 이번에도 콜레스테롤과 관련이 있었다. 정확히는 콜레스테롤로 인해 발생하는 '옥시스테롤'이라는 처음 듣는 녀석이었다.
옥시스테롤?
왜인지 가습기 살균제를 만드는 모 기업 이름이 떠오르는 [...] 옥시스테롤(oxysterol)은 콜레스테롤의 산화 유도체다. 콜레스테롤을 과하게 가열하면 산화되어 발생하는 물질이라는 말이다. 거기다 기름은 고열에서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더욱 촉진시킨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프라이 팬에 기름을 둘러 충분히 가열하여 계란을 조리하는 것(=계란프라이)은 더더욱 옥시스테롤을 많이 만들어 내게 된다.
그렇다면 옥시스테롤은 피해야 하는 물질일까? 아니다. 옥시스테롤은 우리 몸의 간에서 콜레스테롤로 합성하는 물질이기도 하다는 점을 빼먹으면 안 된다. 이 옥시스테롤은 담즙산의 재료 중 하나, 콜레스테롤 운송 수단, 유전자 전사 조절이라는 다양한 역할을 하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하지만 옥시스테롤도 과다할 경우 문제가 된다. 옥시스테롤은 상피세포의 독성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LDL과 뭉쳐서 혈관에 혈전이 더 잘 쌓이게 하기도 한다고 한다. 결국 동맥경화(죽상동맥경화증)나 각종 심장병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학계에서 LDL 보다 옥시스테롤을 더 위험한 인자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니 말이다.
거기다 최근 한 국제 학술지에서 '옥시스테롤이 결장암 위험을 22%나 높인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아마도 상피세포 독성이라는 부분이 결장 세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상상할 수 있다.
옥시스테롤에 대처하기
이런 끔찍해 보이는 옥시스테롤은 그러나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잉여가 되어버린 옥시스테롤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말이다. 결국 콜레스테롤과 비슷하게 옥시스테롤도 과다하게 합성되지 않도록 관리하면 아마도 별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된다.
옥시스테롤의 과다 합성을 막는 정말 쉬운 방법이 하나 있다고 한다. 바로 채소나 과일 등을 섭취하는 것이다. 여기에 포함된 항산화 물질은 옥시스테롤 합성을 줄여준다고 한다. 항산화 물질은 정말 만능치료약 같이 여기저기서 등장하는 이름 같다.
아니면 계란을 프라이 말고 삶아서 먹는 게 가장 현실적인 해답일 지도 모르겠다. 날것으로 먹기엔 식중독이 부담스럽고 말이다.
여담
결과적으로 제목은 상당히 과장한 것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기도 하다.
그런데 또다시 등장한 '적당한의 저주'가 참 지겹다. 이번에도 적당하지 않으면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골치 아픈 이 저주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있었다면 노벨 뭐시기 상 정도는 타지 않을까?
뭐 하여간 이렇게 골치 아픈 지식을 또 하나 알아간다.
그런데 항산화 물질은 과다하게 섭취해도 문제는 없는 것일까? 왠지 다음 건강 관련 글의 주제가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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