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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잘 때 데굴데굴 굴러다닐까?

일상적인 이야기/건강 2024.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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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a Dimitrova / Pixabay

아이들은 잘 때 엄청나게 굴러다닌다. 굴러다니다 걸려서 낑낑 거리기도 하고 여기저기 부딪혀 울기도 하고 같이 자는 엄마 아빠를 본의 아니게 폭행(?)하기도 한다. 잠자리는 가족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만들어지는 흥미로운 공간이다.

 

그런데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원래 아이들은 잘 때 이렇게 굴러다니는 건가 아니면 우리 애들만 이러는 걸까? 혹시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왜 아이들은 잘 때 굴러다니는 걸까?

물론 이 전제가 확실한 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글을 쓰는 작자의 경험, 그리고 주변인의 경험담에선 100% 아이들은 잘 때 엄청나게 굴러다닌다. 인터넷에 뒤져봐도 많이 굴러다닌다는 글은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안 굴러다닌다는 이야기는 찾을 수가 없었다. 쇼핑몰에서 범퍼 침대 같은 걸 판매하는 곳이 많은 지도 간접적인 증명이다.

 

설마 유전적인 본능일까? 이런 형질이 거의 모두에게서 발견된다는 것은 결국 이런 형질을 지닌 이들이 살아남는 형태의 진화를 거듭한 것이고 현 인류도 그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결국 잘 때 뒹구는 행위가 진화로 인한 것이라면 분명 생존에 유리한 것이라는 말이 될 거다.

 

하지만 생존 본능이라는 설은 좀 동의하기가 힘들다. 야생에서 자면서 데굴데굴 구르면 위험한 일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상상해 보자. 동굴 안에서 가족이 자고 있는데 아기 혼자만 데굴데굴 굴러다니다 낭떠러지에 떨어지거나 홀로 밖으로 굴러 나왔다 다른 야행성 맹수들의 먹이가 될지도 모를 일을 말이다. 아아 생각하기도 싫다.

 

누군가의 주장으론 가만히 누워있으면 호흡이 답답하기 때문에 굴러다닌다는 설도 있지만 확인되진 않았다. 오히려 꼭 안아주는 등 호흡이 불편할 법한 상황에서 오히려 아이는 안정감을 느끼기도 하니 말이다.

 

잠자리 자체가 불편해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 이불이 덥거나, 방 안의 온도나 습도가 쾌적하지 않거나, 걸리적거리는 뭔가가 있거나, 혹은 자는 자세가 불편하다거나 말이다. 가능성은 있는 설이다. 하지만 이건 개인차가 있어야 할 텐데 그건 확인되지 않는다. 그리고 구르는 정도가 그저 불편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 따라서 설득력은 낮다고 생각된다.

 

가장 유력한 설로 '뇌가 미숙해서 자는 도중에 몸을 쉬도록 하는 게 잘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뇌가 보내는 신호를 미숙한 몸이 잘 못 알아듣거나 혹은 반대로 미숙한 뇌가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경우 등으로 해석할 수는 있다. 이 설이 그나마 설득력은 있는 것 같다. 아이는 뭐든 미숙해서 움직이는 것도 힘들고 딸꾹질도 자주 하니 말이다.

 

어쨌든 많은 이들, 전문가 비전문가 통틀어서 하는 말은 아이가 수면 중 부산스럽게 몸부림을 치거나 굴러다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점이다. 명확한 답은 없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답이 없으니 대응만 하면 될까?

굴러다니며 자는 것으로 인한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앞서 이야기한 여기저기 부딪히거나 떨어지는 등의 사태다. 이를 막기 위해 침대에 범퍼나 울타리를 치거나 혹은 범퍼 침대 등을 준비하는 방법이 있다. 굳이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 외에 다른 문제로 굴러다니며 이불을 걷어찬다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는 입히는 형태의 보조 이불을 사용해서 보완할 수 있다. 다만 어릴수록 자체적으로 체온을 높이는 메커니즘이 성인보다 발달해 있는 만큼 체온 하락 걱정은 크게 안 해도 될지도 모르겠다.

 

그저 바람이 있다면 제발 눈은 좀 때리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 자다가 아이에게 눈을 맞아 눈앞이 번쩍이며 깨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다 실명하는 거 아닌가 걱정될 때도 있으니 말이다. 아이들의 손발 공격(?)은 하중에 중력을 실은 큰 공격이라 상당히 맵다. 덕분에 아이와 같이 잘 때는 얼굴에 가드를 올리는 게 습관일 정도니 말이다. 농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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