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인터넷 덕분에 정보가 잘 알려져 있는 편이지만 지방 특히 포화지방은 비만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은 거의 상식적인 이야기다. 포화지방을 먹는다고 바로 살로 가는 건 아니다. 포화지방의 가장 큰 문제는 소화 과정에서 콜레스테롤 특히 LDL을 늘리기 때문에 문제로 꼽히고 있을 뿐이다. 물론 지방 자체의 대사가 상대적으로 길어서 천천히 살이 찔 뿐 잉여가 되면 찌긴 찌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지방으로 불리는 불포화지방은 살을 찌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포화지방은 당연히 살을 찌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 질문은 애초에 전제가 좀 잘못되었다. 불포화지방만 먹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보통 불포화지방이니 포화지방이니 하는 말은 이해를 돕기 위한 용어일 뿐 실제로 지방을 구성하는 지방산의 한 가지일 뿐이다. 그리고 지방은 단일 지방산으로만 구성되는 것도 아니다. 원칙적으로 불포화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은 지방'이라고 표현하는 게 그나마 맞다. 단지 이렇게 쓰면 약간 길고 생각(?)이 필요하니 단순하게 줄여서 흔히 '불포화지방'이라 부를 뿐이다. 즉 불포화지방이라 부르는 지방에도 포화지방이 어느 정도 들어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불포화지방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명확한 결론을 내기가 힘들 것 같다.
다만....
생각해 볼 요소는 있다.
보통 불포화지방이 많다고 알려진 식재료는 일반적으론 살을 덜 찌운다고도 알려져 있다는 점은 생각의 여지가 분명히 있다. 앞의 내용을 소고기 뒤집듯 빨리 뒤집은 것 같지만 관점이 다른 부분의 이야기다.
불포화지방은 채소류 및 야채류, 해조류, 식물성 기름, 견과류, 등푸른생선 등 건강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식재료에 많은데 이 중에선 기름을 제외하면 대체로 열량 대비 포만감도 높은 편이다. 즉 같은 열량을 먹는다면 불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이 더 포만감이 높다. 반대로 표현해서 배가 부를 때까지 먹는다면 불포화지방 식단이 실제 섭취한 열량이 더 낮다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불포화지방이 많은 식재료나 음식은 상대적으로 살을 덜 찌게 만들 수 있다. 다만 불포화지방도 지방이니 열량도 큰 편이고 잉여가 되면 살이 되는 건 똑같지만 말이다.
'적당히'라는 저주(?)가 또!
건강 관련 포스팅을 하다 보면 이 '적당히'라는 용어를 너무 자주 쓰게 된다. 마법의 단어면서도 가장 어려운 이 단어다. 이 단어를 또 쓰며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뭐든 과하지 않게 그리고 너무 적지도 않게 적당량 먹는 게 가장 좋다. 불포화지방이든 포화지방이든 말이다.
여기서 하나의 정답이 있다면 "트랜스지방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하자"라는 것이다. 지방을 가열하는 도중에 변질되어 발생되는 트랜스지방산은 LDL을 늘리고 HDL을 줄이는 미친(?) 지방산으로 건강을 해치는 데 아주 탁월한 지방산이다. 이 녀석만은 '적당히'라는 저주도 안 통한다.
비만의 가장 큰 문제는 탄수화물과 당이니 이들을 필요한 수준 만큼만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탄수화물 즉 당도 잉여가 되면 중성지방으로 바뀌어 지방세포에 저장된다. 그런데 그 대사 과정이 굉장히 빠른데 3대 영양소 중에서는 가장 빠르다. 그래서 잉여분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살로 바뀐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먹을 수도 없다. 탄수화물의 대사 결과물인 포도당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영양소다. 정말 '적당히'라는 저주는 무서울 따름이다.
결론: 불포화지방도 어쨌든 지방이라 살이 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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