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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루 수술 후기

일상적인 이야기/건강 2023.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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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고통에 가득 차있었던 치루 수술을 받은 지 만 3개월 이상 지났다. 개인적으론 이제 마무리해도 되지 않나 싶을 시점이 된 것 같다. 그래서 퇴원 후 회복기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가급적(?) 간단하게 정리해 보려고 한다. 물론 이런 내용은 개인차가 클 수도 있다는 점에 주의하자.

퇴원 1주 차: 뭐든 조심스럽고 민감한 한 주

퇴원 후 2~3일 간격으로 병원 진료를 계속 받았다. 진료라고 해봐야 수술 부위를 보고 소독하는 수준이다. 약은 항생제, 진통제, 정맥질환약(치질약) 등을 계속 처방받았다. 항생제 덕분에 소변 색은 계속 노랗게 진하게 나왔다.

병원에서 당부한 대로 - 아니 사실은 반 협박(?)에 가까울 정도로 시켜서 - 좌욕은 하루 4회 이상 꾸준히 했다. 좌욕할 때 초반에는 좀 아프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편해졌다.

통증은 전반적으로 심하지 않았다. 살짝 베인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고 살짝 부어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물론 원래의 증상에 비하면 아무렇지도 않은 통증이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간지러움으로 바뀌는데 이게 더 힘들었다. 불행히도 이 글을 쓰는 작자는 엉덩이에서 땀이 나는 체질이라 특히 오래 걸으면 수술 부위가 간지러우면서 따가운 세상 참 골치 아픈 증상을 겪었다.

피와 진물은 거즈를 넘쳐 패드(생리대)에 묻어 나올 정도로 나올 때도 있었다. 특히 자고 난 다음날에 많이 묻어 있었는데 당연하다. 하지만 진물과 피의 양은 점점 줄어갔고 어느덧 패드를 대지 않아도 될 수준이 되었다. 하지만 거즈를 대지 않으면 속옷에 묻어 나올 정도였기에 거즈는 계속 대었다.

대변을 보는 것 자체는 무리는 없었지만 피가 좀 묻어 나왔다. 당연히 힘을 주는 게 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선홍빛의 진한 피가 나왔지만 흐르며 뚝뚝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었고 휴지에 묻어 나오는 수준이라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 외에 일상생활은 거의 무리가 없었다. 단지 의자에 오래 앉아있기가 통증과 이물감 때문에 좀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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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2주 차: 일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는 한 주

병원 진료 간격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처방전에서 항생제와 진통제가 빠졌다. 운동은 자전거나 등산 같이 거기(?) 혹은 주변을 오래 자극하는 운동만 아니면 괜찮다고 한다. 식사나 기호품도 술담배만 빼고 마음대로 하라고 한다. 덕분에 일상 루틴인 푸시업이나 스쾃 같은 가벼운 운동을 재개했다. 좌욕은 그래도 여전히 열심히 했다.

통증은 상당히 개선되었다. 힘을 안 주고 있으면 전혀 아프진 않았다. 하지만 힘을 주면 베인 듯한 느낌이나 이물감 등이 느껴졌다. 약에서 진통제가 빠져서 그런지 간지럼증은 좀 더 심해진 느낌이었다. 다만 좌욕할 때는 별 통증이 없어서 불편한 느낌도 많이 사라졌다.

피와 진물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양은 조금씩 줄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일단 거즈는 계속 대고 있었다. 다만 거즈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느껴졌기에 빨리 떼고 싶어졌다.

대변 시 피는 여전히 묻어 나왔다. 다만 색은 조금씩 옅어지고 있어서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고 느꼈다.

이제 거의 정상 수준으로 의자에 앉아서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자세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통증은 상당히 개선되었다. 다만 이물감은 아직 남아있고 오래 앉아있으면 여전히 불쾌감을 주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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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3주 차: 간지러워서 더 힘들어진 한 주

대부분의 통증은 이제 간지럼증으로 바뀌고 있었다. 어쩌면 더 괴로운 일일 지도 모르겠다. 이전에는 땀을 흘리지 않으면 심하게 간지럽진 안았는데 이젠 가만히 있어도 간지러울 때가 종종 있었다.

거즈에 피는 더 이상 묻어 나오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진물은 계속 묻어 나왔다. 다만 양은 점점 줄고 있어서 거즈도 졸업할 날이 다가온다고 느꼈다.

대변볼 때 피가 휴지에 약간 묻어 나오지만 핑크빛으로 살짝 묻어 나오는 정도로 살짝 나오는 수준으로 좋아졌다. 다만 상황(?)에 따라 통증이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런데 병원에서 수술 부위를 좀 험하게(?) 후벼 파는 진료를 당한 뒤 갑자기 진물이 많아짐을 느꼈다. 덕분에 좌욕을 더 열심히 하기는 했다.

퇴원 4주 차: 도전을 해 볼까?

간지러움이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가끔 이 간지러움이 거즈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거즈를 떼 봐도 될까?

그래서 시험 삼아 거즈를 대지 않고 살아봤다. 큰 불편함은 없었다.

...

착각이었다. 상황에 따라 진물이 팬티에 제법 묻어 나와서 다시 수 일만에 거즈를 댔다. 아직은 도전하기엔 이른가 보다.

그 외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다고 느껴졌다. 그저 좌욕이 귀찮아져서 샤워기만으로 대충 때울 때가 생겼다는 점 정도가 달라진 점 같다.

퇴원 두 달 차: 설마 악화하는 건 아니겠지?

어느 날 가볍게 겪은 변비가 나아가던 상태를 뒤로 약간 돌린 것 같다. 변을 볼 때 힘을 주는 것이 수술 부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심지어 가끔 통증도 다시 느껴질 때가 있었다. 불안함이 종종 느껴졌다. 다시 악화하는 게 아닐까 말이다.

혹시나 일상 루틴이었던 스쾃이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가 싶어서 스쾃을 일상 루틴에서 잠깐 배제하기로 했다. 샤워기만으로 하던 대충대충 좌욕도 뭔가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 다시 정식 좌욕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병원에서 증상을 설명하니 이전보다 더 심하게(?) 거기를 후벼 파 주었다. 이 날은 상당히 아팠다. 수술 후 거즈를 뺄 때의 통증 다음으로 아픈 통증이었다. 이 치료 이후로 거즈에서 안 보이던 피가 다시 비치기 시작했다. 불안감이 점점 더 커져갔다.

다행히도 불안감의 원인은 이내 잡힌 것 같다. 진료 후 갑자기 보였던 피는 금세 사라졌고 진물도 다시 줄어가기 시작했다. 덕분에 뭐든 대충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리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퇴원 세 달 차: 어 설마 이제 다 나았나?

세 달 차에 들어서 거즈를 더 이상 대지 않게 되었다. 피는 거의 나오지 않고 진물도 딱히 오래 앉아있지 않는 한 속옷에 묻는 느낌이 들지 않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대변을 볼 때의 출혈은 사라졌다. 대신 힘을 주는 방식에 따라 약간 통증이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힘을 주지 않고 매끄럽게 나올 때는 별로 아프다는 생각은 들지는 않았다.

일상적인 통증은 뭔가 미묘했다. 아프다고 생각하면 아팠다. 이물감이 느껴진다고 생각하면 뭔가 찝찝했다. 하지만 별게 아니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왠지 다 나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엉덩이를 오므릴 때의 미묘한 이물감을 제외하면 딱히 특별한 불쾌함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좌욕에 점점 의지를 잃어갔다. 효과가 없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고 기분이 좋기는 한데 솔직히 계속 챙겨한다는 게 너무 귀찮았다. 그래도 꾸역꾸역 하기는 했다는 점에서 이 글을 쓰는 작자는 대단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퇴원 네 달 차: 정말 다 나았을 지도

꾸역꾸역 하긴 했지만 좌욕이 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수술 후 만 3개월을 넘기고 하루 중 좌욕 횟수를 줄여가기 시작했다. 우선은 가장 귀찮은 취침 전 좌욕부터 그만두고, 이후 대변을 본 이후에만 몇 차례만 좌욕을 한다거나 등으로 서서히 줄여나갔다. 결과적으로 언제부턴가 좌욕을 딱히 챙겨하지 않게 되었다. 솔직히 이 정도면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통증이나 이물감은 완전히 사라졌다기보다는 익숙해져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 느껴지는 것 같다. 어쩌면 이미 다 나은 것을 좀 민감하게 느낀 걸지도 모르겠다. 별로 불편하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으니 말이다.

진물도 이제는 묻어 나오지 않는다. 하루종일 별도의 뒤처리(?) 없이도 진물이 속옷에 묻어 나온 경우는 없었다. 피는 안 보인 지 오래다.

이 정도면 다 나은 것일까? 그렇겠지? 뭐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이제 이렇게 흔들어도 문제 없으니 뭐 되었겠지? (giphy)

나름 길고 긴 수술기의 끝이다.

혹시나 수술 과정에 대해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들을 읽어보자.

 

내가 치루라니! 내가 치루라니! - 치루수술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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