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한번 적은 적이 있지만 투싼 페이스리프트를 개인적으로 오래 기다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너무 낮은 후면 방향지시등 때문이었다. 너무 아래에 거기다 따로 표시되니 시인성이 떨어지고 뒤차가 딱 붙으면 보이지 않아 사고가 날 수도 있을 것 같아서다.
그런데 페이스리프트 된 투싼(더 뉴 투싼)의 후면 방향지시등은 오히려 더 밑으로 내려왔다. 이거 정말 말이 되나 합법인가 이런 생각이 든다.
불행히도 저 정도 높이의 방향지시등은 국내법상 합법이라고 한다. 더구나 미국과 유럽에서 투싼이 팔리는 것을 보면 미국과 유럽 기준에서도 합법인 모양이다. 심지어 미국이나 유럽에서 한국보다 더 잘 팔렸다니 그 동네에선 별로 신경 안 쓰는 문제인 걸까?
이렇게 낮으면 끼어들기하다가 뒤차가 못 보고 시비가 붙거나 사고가 나는 경우가 분명 없지는 않을 것 같은데 약간 걱정된다.
이거 하나 때문에 광고에서 나오는 "이 정도면 답이 되었으려나"라는 문구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구태여 변호하기
이 글을 쓰는 작자가 운전면허를 딸 때 강조된 내용이 하나 있는데 정차 시 앞차에 너무 가까이 붙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정차할 때는 최소한 앞차의 타이어가 보이는 정도로만 붙어야 혹여 빠져나가야 할 상황이 갑작스럽게 생기거나 앞차의 돌발적인 동작에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내용은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투싼의 후면 방향지시등은 큰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다. 오히려 국내 운전 문화의 안 좋은 점 때문이라는 정신승리가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위안거리로 상당히 이상한 논리지만, 우리나라에서 깜빡이 안 켜고 끼어드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후면 방향지시등이 보이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는 한탄 섞인 표현도 봤다. 이건 변호라기보다는 그냥 국내 운전 문화의 안 좋은 점을 부각하는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작자도 자주 봐왔었기에 왠지 맞는 말 같기도 하고 미묘하다.
어쩌면 너무 낮은 방향지시등 덕분에 뒤차가 바짝 붙지 않게 되는 좋은 점(?)도 있을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좋은 점일 지도 모른다. 뒤차가 딱 붙는 상황이 그다지 유쾌한 상황은 분명 아닐 테니 말이다. 하지만 변호라기엔 너무 이상하긴 하다.
위에서도 적었지만 우리나라보다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똑같이 후면 방향지시등이 아래에 곤두박질친 투싼이 잘 팔린다. 더구나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잘 팔린다. 적어도 선진국 국민들에게 이 정도 방향지시등 높이는 별 문제가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설마 우리나라에서만 이렇게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그래도 신차는 신차다
이 투싼 후면 방향지시등 문제로 심하게 고민했었다. 현대의 상위 차종인 산타페도 잠깐 살펴봤다가 아 이 녀석도 후면 방향지시등이 밑에 있구나 하면서 손사래를 쳤다. 하이브리드는 심지어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경쟁차종들도 살펴봤다. 스포티지는 생각보다 더 비쌌다. 그리고 편의장치들도 투싼 페리보단 당연히 구형이다. 거기다 신차는 대기가 오래 걸린다. 쏘렌토는 대기에서 말 다했고 거기다 하이브리드는 역시나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이었다.
무엇보다 투싼 페리는 후면 방향지시등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가격도 부담스럽긴 하지만 당장 감당 못 할 수준은 아니기도 하다.
그래서 일단은 투싼 계약을 취소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물론 나중에 마음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싸니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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