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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풍 에어컨은 생각보다 바람이 세다

일상적인 이야기/사용기 2025.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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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무풍인데 바람이 세다니 이 무슨 술 먹었는데 음주운전은 아니다 격의 제목일까. 설마 자극적인 제목인가? 물론 아니다. 글 쓸 거리가 떨어져 가니 수년간 무풍 기능이 지원되는 에어컨을 써 본 체험이나 간단히 기록해 보자.

애초에 무풍 모드는 무풍이 아니다

실제 사용 중인 모델 (삼성전자)

무풍 기능은 정말 바람이 안 나오는 거라고 오해할 만한 이름인데 사실은 삼성전자의 일종의 에어컨 기능 브랜드 이름으로만 보는 게 합리적이다. '무풍'은 정말 바람이 안 나오는 게 아니라 미세한 구멍을 통해 냉각된 공기를 은은하게 내보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즉 바람이 나온다. 그래서 '무풍'은 무풍이 아니다. 실제로 무풍 모드를 켜면 바람이 안 나오는 게 아니다. 그냥 차가운 공기가 약한 바람을 타고 여기저기 번져오는 식으로 느껴진다.

바람은 아무래도 일반 모드에 비해 무풍 모드에선 약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냉기가 에어컨 가까운 쪽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즉 에어컨 가까운 쪽은 엄청 춥다. 거기다 바람이 퍼지다 보니 에어컨 가까이에 있는 사람은 오히려 냉기에 둘러싸이게 된다.

반면 에어컨 먼 쪽으로는 공기가 제대로 순환하지 않는다. 만약 큰 방에 무풍 모드로 에어컨을 틀어놨다면 좀 불만족스러울 거다. 물론 서큘레이터나 선풍기를 이용해 공기를 순환시키도록 하면 훨씬 낫다. 그런데 그러려면 뭐 하러 무풍을 쓸까?

결과적으로 무풍 모드에선 약하게 퍼진 바람이 나온다. 완전히 바람이 안 나오는 게 아니다. 바람이 직접 닿는 게 싫다면 무풍 에어컨보다는 일반 에어컨에 바람막이를 세우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무풍이면 조용할 거라고 상상할 수 있는데 별 차이 없을 정도로 시끄럽다. 사실 소음에는 별 차이 없는 게 당연한 것 같기도 한데 만약 서큘레이터 기능을 안 켠다면 무풍이 저항이 더 큰 방식이라 더 시끄러울 지도 모르겠다.

무풍 모드의 또 다른 단점

모든 에어컨 모드의 단점 이긴 하지만, 무풍의 경우 더 심한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곰팡이 증식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이다.

빨아들인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열교환기를 이용해 식힌 후 다시 내보내는 원리 상 에어컨 내부는 습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무풍은 바람이 약한 편이라 습기가 제대로 배출되거나 건조되기 힘들다. 특히 무풍 모드의 핵심인 미세한 구멍이 뚫린 마개 쪽은 특히 습기가 많이 모이게 될 수밖에 없다.

즉 무풍 에어컨은 곰팡이가 피기 더 쉽다.

물론 이런 경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수동으로 송풍 모드를 적절히 사용해 건조를 잘 시켜줄 수 있다. 요즘은 전원을 끌 때 자동 송풍모드(애프터블로우)가 동작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사용 중인 모델도 자동 건조 기능이 있다. 물론 자동 건조가 편하기도 하지만 껐다가 다시 켜야 할 일이 있을 때는 약간 당황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자동 건조 기능이 있든 없든 장시간 무풍모드를 사용하면 곰팡이가 필 확률이 직풍에 비해 더 높은 건 당연하다.

결론

'무풍' 기능은 완전 무풍은 아니다.

뭔가 안 좋게 정리하긴 했는데 사실 무풍 기능의 효과가 없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에어컨의 차가운 바람을 직접 쐬기 싫다면 에어컨 가까이에 있어야 할 때는 바람 방향을 돌려서 직풍모드로 쓰다가 에어컨에서 멀리 떨어져야 할 때는 무풍모드를 쓸 수 있다. 그밖에 좁은 공간에서 직바람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적절한 기능일 수도 있는데, 특히 영유아가 거주하는 공간일 경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무풍이 별로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특히 거실 같이 넓은 곳에서는 서큘레이터 등이 없으면 냉방 효과가 적으므로 쓸 일 자체가 별로 없다. 거기다 무풍 상태에서는 상대적으로 에어컨 근처가 더 추워서 힘들 때도 있고 말이다.

혹시나 무풍 에어컨을 구입하려 한다면 참고하자. 물론 무풍이 지원된다고 해도 상황에 따라 직풍모드로 쓰기만 해도 별로 손해 보는 일은 아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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