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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 외장 키보드를 조용한 키크론 B1 Pro로 바꿔봤다

일상적인 이야기/사용기 2024.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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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크론 K8K3와 B1 Pro 그리고 오늘도 지저분한 책상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맥북 프로는 키보드 결함으로 유명한 녀석이다. 물론 애플에서 공식 지원을 꽤나 오래 하긴 했지만 귀찮아서 수리를 안 받았더니 이미 지원은 끝나버린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외장 키보드를 연결해서 쓸 수밖에 없었다. 처음 썼던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는 꽤 오래 썼었지만 고장이 나버렸다. 그래서 새로운 키보드를 들여왔었는데 마침 기계식 키보드에 관심이 생겨 그나마 조용하다던 키크론 K8K3 레트로(갈축)를 들여왔었다.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지금 찾아보니 K8 레트로 시리즈 중 하나인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이 조용하다던 키보드도 기계식이라는 것을 티내듯이 제법 시끄러웠다는 점이다. 물론 이전에 쓰던 맥북의 키보드와 애플 매직 키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음이 심할 뿐 분명 기계식 치고는 조용한 건 맞겠지만, 한 밤중에 같은 방에서 자는 아이를 깨울 정도로 소음이 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긴 했다. 그래서 밤에는 외장 키보드 사용을 봉인당하곤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맛이 간 맥북프로의 키보드를 계속 쓰는 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임에 분명했다.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결국 조용한 외장 키보드를 들여왔다

이미 제목에서도 언급했지만 새로 들인 키보드는 역시 같은 브랜드인 키크론에서 나온 B1 Pro 스페이스그레이 색상의 제품이다. 이 키보드의 특징은 저소음이 장점인 팬터그래프 방식이라는 점이다. 거기다 소음을 극도로 줄이라고 아예 키 스킨까지 포함되어 있다. 가격은 할인해서 3만 원대였는데 더 저렴한 B1이라는 제품도 있었지만 B1 Pro가 배터리도 더 큰 데다 가격 차이가 3천 원 정도라서 그냥 B1 Pro를 지르게 되었다. 물론 가격은 바뀔 수 있으니 참고만 하자.

 

B1 Pro는 팬터그래프 방식이라 노트북 키보드 타건과 비슷한 느낌이다. 키가 눌리는 깊이도 더 얕고 덕분에 소음도 더 적다. 키스킨을 씌우면 일부 큰 키를 제외하곤 뭔가 소리가 더 뭉툭해졌다. 확실히 밤에 쓰기에도 나쁘지 않은 수준의 소음이었다. 다만 완전 무소음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그건 욕심일 것 같다.

 

어쨌든 대략 한 달 이상 B1 Pro를 사용해 보니 약간의 장단점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인 키크론 B1 Pro의 장점

확실히 얕은 팬터그래프 키와 이상하게 노랗게 찍힌 K8K3

저소음: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소음이다. 기계식과 비교하면 정말 조용했다. 한밤 중에 쓰기에도 노트북과 비교해서 큰 차이는 없는 소음이다. 하지만 맥북프로의 나비식 키보드보다는 약간 더 시끄러운 것 같다. 여기에 키 스킨을 씌우면 확실히 더 조용해지기는 했다.

 

피로도: 눌리는 깊이감이 얕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키보드 사용의 피로도도 덜한 것 같다. 하지만 이건 개인차가 있을 것 같다. 누군가는 기계식 키보드가 경쾌해서 피로도도 덜 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고속 재연결: 블루투스가 끊어졌을 때 재연결이 기존 K8K3 보다 압도적으로 빠른 느낌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고속이라는 말이지 그냥 빠르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하자.

 

개인적인 키크론 B1 Pro의 단점

K8K3와 B1 Pro의 커서 이동키

발받침이 없다: 지극히 주관적인 단점으로 키보드 발받침이 없어서 책상 위 배치에 좀 제약이 있었다는 소소한 단점이 있다.

 

이상한 del키: 우측 상단에는 del 키가 있는데 개인적으론 잘 안 쓰는 키라 애매모호했다. 물론 리매핑은 가능하지만 여기에 뭘 넣어야 할지도 모르겠으니 그냥 버려진 키가 되었다.

 

한밤 중 시인성: 키보드 색상 자체가 어두워서인지 밤에 쓰기엔 키가 잘 안 보였다. 혹시나 밤에 조금이라도 키가 보이길 원한다면 밝은 색으로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커서키 배치: 가장 큰 단점으로 위/아래 방향 커서 이동키가 너무 작다는 점이 있다. 일반 키 하나를 반으로 나누어 배치한 덕분인지 커서를 위/아래로 이동할 때 위/아래 키가 번갈아가며 눌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물론 키보드 전체 크기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배치 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키 스킨: 안 그래도 커서 위/아래 방향키가 작은데 거기다 키 스킨의 해당 칸은 이 두 키를 한 칸에 몰아놨는데 이것도 상당히 불편했다. 키 스킨을 씌운 채로는 사실상 보지 않고 두 키 중 하나를 입력하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였다. 안 그래도 키를 안 보고 손 끝으로 키를 찾다가 키 스킨이 걸려서 자꾸 벗겨져서 귀찮기도 했다. 그래서 키 스킨은 아예 버려버렸다. 버려버리니 단점이 아니게 되었지만 말이다.

 

여담

사실 키보드는 호불호의 영역이고 개인의 취향을 너무 많이 타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도 기계식 키보드의 경쾌함은 분명 선호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기계식 키보드는 그만큼 더 피곤하고 더 시끄럽다는 단점 역시 개인적인 불호의 영역이기도 했다. 오랜 노트북 생활이 사람을 이렇게 만든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Emacs를 오래 써온 데다 마침 macOS에서 Emacs의 위/아래 커서 이동 단축키인 Ctrl+N 및 Ctrl+P 키가 지원된다는 점은 B1 Pro의 작은 커서 이동 키라는 단점을 상쇄시켜 주기도 했다. 오랜 에디터 선호도 사람의 성격(?)을 바꾸기도 한다.

 

그래서 B1 Pro는 일단 만족스러운 편이다. 약간의 단점이 있지만 이 정도 가격에 대부분의 작업에 지장이 없을 정도면 개인적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당분간은 더 써보고 혹시나 더 느끼는 점이 있다면 별도의 글을 쓰는 것으로 하고 이 글은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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