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이와 놀아주다 약간의 불찰로 인해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 약간 상세히 설명하자면 아이와 술래잡기를 하다 방향을 급하게 바꾸기 위해 손으로 철봉 기둥을 잡고 돌았는데 그때 어깨에 충격이 많이 갔다. 이후로 특정 자세에서 어깨에 통증이 강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깨를 움직일 때 뚝뚝 거리는 소리가 평소보다 더 자주 나는 느낌도 받았다. 찾아보니 어깨충돌증후군을 의심할 수는 있을 것 같지만 의사가 아닌 이상 판단하기엔 좀 무리인 것 같았다.
통증은 있었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거나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놔두면 낫겠지 싶어 약 2주가량 방치해 뒀는데 실제로 통증이 약간 줄어들긴 했다. 하지만 계속 낫지 않는 게 좀 걱정스러울 정도로 통증이 오래 이어졌다.
이대로 안 낫는 건 아닌지 걱정이 쌓여만 갔다
이렇게 걱정이 쌓이면 역시 병원을 방문해서 풀어야 한다. 그래서 종종 다니던 정형외과를 찾아갔다.
의사는 자세를 바꿔가며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를 짚어줬는데 기적과도 같이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를 잘 맞췄다. '아 이래서 의사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정확한 병명은 없고 그냥 어깨를 많이 써서 낡은(?) 것도 있고 그래서 다치는 것도 더 쉽게 다친다는 듯하다.
생각해 보니 역시 육아는 여러 면에서 몸에 무리를 준다. 특히 이번 경우는 첫째와 놀아주다 입은 부상이 직접적인 원인처럼 생각된다. 하지만 둘째가 큰 일을 볼 때마다 엉덩이를 씻기기 위해 아이의 한 팔로 들어야 하는데 여기서 몸무게를 견디는 쪽의 어깨가 바로 통증이 느껴진 부위라는 점은 우연이 아닐 거다. 안 그래도 많이 써서 더더욱 지쳐있는 힘줄이 더 쉽게 다칠 수 있는 것은 당연할 거다.
이후 간단하게 약을 처방받고 물리치료를 받았다. 사실 주사로 처방해 주려고 했지만 극구 거부했다. 아직은 주사에 기댈 정도로 아픈 것도 아니기도 하고 주사를 맞는다는 것 자체에 두려움이 있었다. 어쨌든 물리치료는 대단했다. 아아...
그런데 뭔가 빼먹었다는 걸 나중에 눈치챘다.
이날 따라 뭔가 귀찮았는지 처방받은 약의 부작용을 물어보질 않았다
고지혈증으로 늘 약을 달고 사는 인생에 커피까지 수시로 마시는 사람인지라 혼용 부작용에 대해서는 꼭 알아보는 게 늘 처방받을 때의 일이었는데 이번 만은 너무 더워서 그랬던 걸까 아니면 그냥 집에 빨리 가고 싶었던 것일까 그냥 지나쳐 버렸다.
어쩔 수 없이 자력으로 혼용 부작용에 대해 알아봐야 했다.
처방받은 약에는 해열진통제와 위장약과 함께 '아세페낙정'이라는 소염진통제가 들어있었다. 아마도 이 약이 핵심일 것이다. 따라서 이 약을 중심으로 알아보면 될 것 같다.
아세페낙정
아세페낙정의 효능 및 효과: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척추염, 골관절염(퇴행관절염) 및 견갑상완골의 관절주위염, 치통, 외상 후 생기는 염증, 요통, 좌골통, 비관절성 류머티즘으로 인한 통증
아세페낙정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중 하나로 통증이나 염증, 발열을 완화시키는 정말 이름 그대로 소염진통제다. 사이클로옥시게나제(COX)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여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줄임으로써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는 기전이라고는 하지만 뭔 소린지 통 모르겠다. 어쨌든 관절이나 힘줄 등의 통증에 효과적인 약이라는 말일 것이고 따라서 정형외과에서 광범위하게 처방하게 되는 소염제 중 하나인 듯하다. 참고로 아페낙정, 아세로낙정 등 비슷한 종류의 약도 많은 것 같다.
애초에 처방받은 약에는 소분되어 있다보니 당연히 매뉴얼 같은 건 없고 결국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찾아봤다. 일단 술 좀 먹는다면 조심해야 하는 약인 것 같다. 속이 쓰릴 수도 있다고 하고 그래서 위장약 같이 처방해 준 듯하다. 아스피린 등과 같이 먹으면 안 되는 특징도 있는 것 같다. 비슷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같이 먹으면 부작용이 당연히 폭발할 수 있으니 주의 정도라는 당연한 문구도 있었다. 중증질환이나 신장 및 간 관련 질환이 있다면 주의하라는 데 이런 경우라면 당연히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테고 말이다.
이 정도는 일반적인 내용이었을 것 같다. 그리고 대부분의 약들도 그렇지만 이 약도 매뉴얼에 무시무시한 부작용들이 나열되고 있긴 했다. 물론 확률적으론 낮을 것이긴 하겠지만 말이다.
스타틴을 복용 중인데 아세페낙정을 복용해도 되나
결론: 스타틴과 아세페낙정 사이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보고된 바는 없다.
이 기록을 쓰는 작자는 고지혈증으로 스타틴을 달고 살아야 하다 보니 이 부분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어쨌거나 결론부터 적긴 했지만 웬만해선 혼용해도 관계는 없다는 말로 이해가 된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두 약 모두 간과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 말은 혼용 시 이 부분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며 당연히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소변 색이 변하는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횡문근융해증과 같은 중증 질환이 의심되니 바로 병원에 가봐야 할 것이다. 이 횡문근융해증은 스타틴의 중증 부작용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보니 복용자는 이미 알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기는 하다.
다만 아세페낙정의 부작용은 장기 복용의 경우로 한정하기도 하기 때문에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고작 2~3일 정도 먹는 수준에서는 부작용을 걱정해서 약을 기피할 필요는 없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아세페낙정을 복용하는 도중 커피를 마셔도 되나
결론: 아세페낙정과 커피(카페인) 사이에 약물 상호작용으로 보고된 바는 없다.
커피는 이 기록을 쓰는 작자의 삶(?)과도 관련이 있는 중요한 물질인데 다행히도 커피나 카페인과 아세페낙정은 보통은 혼용해도 관계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커피는 그나마 부작용 발생 약이 정해져 있는 편인데 대개 카페인이 들어있는 약을 먹을 때 커피까지 먹으면 카페인 과다로 인한 부작용이 대표적이기도 하다. 물론 아세페낙정과는 관련이 없는 부작용이다.
그나마 아세페낙정이 위장을 자극한다는 점을 문제 삼을 수는 있을 수도 있다. 커피도 위장을 자극하는 걸로 유명한 식음요다. 결국 이 둘을 같이 먹게 되면 위장을 더 많이 자극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먹어서 별 문제없다면 별 문제없는 것일 뿐이다. 그저 속이 쓰리거나 하면 커피를 줄이거나 커피를 마시는 타이밍을 바꾸면 되는 문제이니 말이다.
결과적으로 이 약 때문에 커피라는 중요한 기호품을 줄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뭐가 무시무시한데?
앞서 언급한 스타틴의 유명한 부작용 중 하나인 횡문근융해증은 쉽게 넘길 병명이 아니긴 하다. 굉장히 치명적인 질환이니 말이다. 그런데 NSAIDs가 이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건 일단 보고가 된 이야기이고 확률이 낮다고 한들 무서운 것임에는 분명하다. 무시무시하긴 하다.
그밖에 신장 부담도 쉽게 넘길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스타틴도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NSAIDs도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이 둘이 합쳐지는 게 가벼운 소리는 아닐 것이다. 만약 신장이 망가지면 인생이 망가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정말 무시무시하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면 확률적으로는 낮다는 점일 것이다. 이 확률 이야기를 찾기 전까지 상당히 무서웠다. 아세페낙정 먹는 동안 스타틴을 안 먹고 있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굳이 둘을 격리시킬 이유는 안 될 것 같기도 한 것 같다. 참 다행이다.
결론: 그냥 자극적인 제목ㅋㅋ
한 달 간의 스타틴 복용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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