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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폐지가 아니라 보완이라고?

경제적인 이야기/경제 이야기 2024.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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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여야대표회담의 금투세 합의 불발 소식만 보이는 와중에 민주당의 한 의원이 일명 '금투세 보완 패키지 6법'을 발의했다. 민주당의 분위기 변화의 바람일 수도 있어 일단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대충 정리하면 이런 내용들이다.

  • ISA 보완: ISA 계좌에서 해외상장주식 직접 투자 가능, 가입 기간 무제한, 연 납입 금액 3천으로 상향, 수익 전액 비과세
  • 금투세 면제 구간을 5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
  • 금투세 반기별 원천징수 대신 년 1회 확정 신고 방식으로 변경
  • 금투세 손실이월 공제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상향
  • 금융소득이 백만 원이 넘어도 연말정산 기본 공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변경
  • 금융소득을 건보료 산정 기준 대상에서 제외

여러 면에서 독처럼 여겨지던 부분들을 일부 완화하거나 아예 없애기도 해서 일견 좋아 보인다. 하지만 몇몇 부분은 좀 걱정되기도 하고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되기도 해서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일단 ISA 보완책 중 왜 해외상장주식 직접 투자를 포함시켰을까 하는 부분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투자 유치 노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해외 투자만 장려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물론 세금 부문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언론 기사만 봐서는 문제가 될 소지가 높아 보인다.

더구나 이번 ISA 보완은 수입이 안정된 이들에게 특혜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연 납입 한도 상향도 그렇고 수익 전액 비과세도 그렇다. ISA는 의무 기간 내에는 납입 원금만 출금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수입이 안정되지 않으면 제대로 운영하기가 힘들다. 제대로 보완을 한다고 하면 서민형의 경우 출금 제한을 없애는 등의 보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금투세의 경우는 대체로 폐지 여론이 강했던 만큼 이만큼 풀어줘도 불만이 가득할 것 같다. 없던 세금을 매긴다고 하는데 거기에 찬성할 당사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차라리 해외주식처럼 일정 금액 공제 후 양도소득세 분리과세로만 바꾼다고 하면 차라리 다들 환영할지도 모른다.


민주당 입장에서 금투세 폐지는 좀 빠지는 모양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지금껏 금투세 도입을 강하게 추진해 오다 갑자기 폐지하는 게 그렇게 좋은 자세는 아닐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따라서 당사자 입장에서는 가능성이 낮은 '폐지 요구' 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보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목소리를 더 내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이 정도에 장기투자 인센티브가 추가된다면 제법 괜찮은 수준일 지도 모르니 말이다. 오히려 주가 조작 등을 미연에 막거나 수사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어서 꼭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닐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칼은 민주당이 쥐고 있다. 금투세는 이미 통과되었지만 그저 유예 중인 상태라 대통령이 습관처럼 하던 거부권도 못 쓸 거다. 정부와 여당이 제대로 협상 안 하고 땡깡만 부리면 결국 민주당이 칼을 더 휘두르게 만드는 꼴일 뿐 좋을 게 하나도 없을 것이다. 차라리 최대한 협상해서 유예를 길게 끌어내고 보완에 이쪽 목소리를 더 담아주는 쪽으로 정부와 여당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잠깐 근데 이건 아무리 봐도 야당의 역할인데 정말 뭐가 뒤집힌 것 같기는 하다.


어쨌든 이렇게 된다면 ISA 계좌는 주식투자 필수 계좌가 되고, 한 계좌만 보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유치 전쟁은 더 크게 벌어질 것 같다.

근데 뭐 빼먹은 건 없나?

잠깐, 배당소득세는 어디 갔어? 이번에도 배당소득세 분리 과세는 없는 거야? 어디에 있는 거야 이건 도대체 왜 왜때문에 어째서?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좀 젭알!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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