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당주를 싫어하고 비추하는 이들을 제법 볼 수 있다. 물론 거기에는 '세금'이라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배당을 받을 때는 기본적으로 15.4%의 배당세가 원천징수된다. 거기다 세전 배당금 합계가 일정 기준을 넘어가면 아예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어 세금을 더 낼 수도 있고 건보료도 더 나온다. 상황에 따라 배당 때문에 정말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배당은 주식의 시세차익 거래에 비해 세금이 불합리하게 많다. 그렇다면 배당주에 왜 투자할까? 성장주 수익에는 딱히 큰 세금도 없고 과세 기준도 더 나은 편인 데다 손익통산도 되다 보니 배당주 투자를 할 이유가 상당히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거기다 배당은 결국 기업 이익에서 나오기 때문에 배당락이 발생하여 주가에 손해가 생긴다. 결국 배당주는 시세차익 거래에도 불합리한 점이 생긴다.
이런 많은 불합리한 요소들이 배당주 투자를 꺼리게 만든다. 하지만 꼭 배당주 투자를 꺼려야만 하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배당주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그에 관한 주관적인 견해를 정리해 본다. 다시 말하지만 정석이 아닌 굉장히 주관적인 내용이다.
주가는 과연 나의 돈인가
주가는 기업의 실적을 100% 투영하지 않는다. 당지 해당 기업에 대한 신뢰 혹은 심리를 반영한다. 그리고 이 심리를 실적 발표나 포워드 가이던스, 혹은 계약 공시 등이 만들어낸다.
따라서 주가는 이런 소식들이 뜰 때마다 자주 출렁인다. 다만 늘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고 멋대로 출렁이며 손해를 만들고 이익을 만들기도 한다. 뛰어난 트레이더는 이 상황에서 돈을 버는 이들일 것이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이 트레이딩에서 뛰어날 수 있을까? 아마도 아닐 것 같다. 그리고 당장에 현금이 필요한 그런 보통 사람들에게 주가의 출렁임은 큰 문제를 일으킨다. 주가가 떨어져 지금 팔면 손해인 주식은 많은데 돈은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할까?
배당이 좋은 경우는 이런 경우 같다. 당장의 주가 출렁임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면서도 현금 흐름이 필요한 경우 말이다. 주가는 이익 실현이 되지 않으면 내 돈이 아니지만 배당은 나의 돈이다.
특히 배당은 심리보다는 기업 실적에 크게 좌우된다. 주가보다도 기업의 실적에 더 크게 연동된다. 심지어 기업 실적은 좋은데 주가가 떨어지면 그만큼 배당은 매력적으로 변한다.
주가 변동성이 덜하더라도 배당을 어느 정도 주거나 혹은 배당을 꾸준하게 성장시키는 기업을 투자하는 이들이 있는 건 바로 이렇게 주가와 상관없는 현금 흐름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성장주의 높은 변동성에 질린 이들
성장주의 주가 상승은 종종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특히 배당과 함께 주주환원의 대표적인 정책인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은 특히나 성장주의 성장을 가속시킨다. 나스닥의 대표 기업들이 이 소각을 주주환원 정책으로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책이 좋기만 한 걸까?
성장주의 이런 높은 변동성은 위로도 아래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기업의 투자와 소각으로 만들어지는 성장주의 단기 주가 폭등이 오히려 조정기에 큰 하락을 불러오는 경우를 자주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볼 수 있었다. 안타깝지만 이런 낭떠러지는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젊은이’가 아니라면 쉽게 넘어가기는 힘들 거다. 물론 성장주가 모두 이런 것은 아니지만 약간의 뉴스나 약간의 실적 포워드 가이던스 만으로 갭이 얼마나 벌어지는지는 시총상위주에서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배당이 주가를 깎아먹기 때문에 그 출렁임도 견뎌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배당락은 많아야 한 달에 한 번 발생한다. 주가의 변동성과 배당락은 아무래도 카테고리가 다른 개념이다.
세금 회피 배당 전략
성장주의 시세차익은 확실히 배당에 비하면 압도적이다. 세금도 적다. 특히 미국주식이라면 시세차익이 250만 원의 공제한도를 넘으면 꽤 큰 양도세를 내야 하지만 그렇더라도 분리과세가 되기 때문에 추가 과세에서 자유롭다.
반면 배당주는 배당으로 꾸준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려는 이들에게 선호되지만 역시나 세금과 건보료는 무시무시하다. 솔직히 원천징수되는 세금만 해도 불합리하다고 느껴질 정도니 말이다.
다행히도 한국에서는 좋은 세금 회피 전략이 있다. 일반 계좌에서는 년 금융소득 공제한도 이하로 배당이 나오도록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ISA나 개인연금계좌에서 배당주를 따로 모르는 방법이다. 바로 분리과세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공제 한도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전략이다. 그리고 결혼을 했다면 배우자에게도 분산시켜서 이 제한을 두 배 이상 늘릴 수도 있다. 여기에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아직까진 ISA나 연금계좌의 배당 수익에서는 건보료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식으로 전략을 짜면 배당도 나름 불합리한 세금과 건보료 위협을 어느 정도 회피할 수 있어져 배당주 투자도 어느 정도 매력적으로 변한다고 본다.
시세차익도 배당소득이라고?
이건 국내 상장 해외 ETF나 파생상품형 ETF, 비 주식형 ETF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들인데 이런 ETF 들의 시세차익은 모두 배당소득세로 간주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S&P500이나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나 국내주식 레버리지 ETF, 채권 ETF 등등 아주 많다.
혹시 이걸 몰랐던 사람이 있을까? 지금 투자하고 있는 ETF의 세금 종류를 반드시 파악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이런 종목들은 배당주와 비슷하게 ISA나 개인연금 같은 절세계좌를 동원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
이런 종목들을 트레이딩 한다면 과연 배당주를 모으는 것과 무슨 차이인지 모를 것 같기도 하다.
트레이딩도 공짜가 아니다
물론 성장주 트레이딩을 통한 고수익은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이런 고수익은 공짜로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종목을 선정하고 매수 시점 및 매수 전략을 정하고 매도 시점과 매도 전략을 고르는 것 모두에 트레이더의 노동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배당만을 노리는 전략은 그 트레이딩에 비해 소모하는 노력과 시간이 압도적으로 적다. 그저 배당 수익률을 핵심 관점으로 매수 매도 시점만 잘 노리고 그 외에는 보유하는 전략으로 가면 된다. 결과적으로 트레이딩에 비해 남는 노력과 시간을 다른 일에 더 투자할 수 있다는 아주 좋은 장점이 있다.
어쩌면 이 점이 배당주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결론
길게 주절거리기는 했지만 사실 결론은 좀 다르다.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면 된다. 그냥 좋아 보이는 거 하면 된다.
더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러다 나중에 선호가 바뀌면 또 거기에 맞게 바꿔가면 된다. 뭐든 장단점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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