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배출, 분리수거, 재활용이라는 주제가 과연 건강이라는 카테고리에 어울릴 수 있을까? 물론 가능은 하다. 지구로 퍼지는 쓰레기는 결국 우리에게 되돌아오게 되어있다. 거기다 쓰레기는 기후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따라서 쓰레기 분리배출, 분리수거와 재활용도 우리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약간은 심각한 주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상위를 다툴 정도로 분리수거율이 높은 국가다. 하지만 분리수거율과 재활용률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플라스틱 재활용
플라스틱 쓰레기는 분리배출계의 가장 체구가 큰 거물이다. 말 그대로 분리수거함에 가보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언제가 가장 많이 쌓여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플라스틱 쓰레기 중 일부는 재활용이 아예 안 된다고 한다. 기껏 분리배출 했는데 맥 빠지는 것 같지만 사실이다.
유명한 예로 햇반 용기가 있다. 혹시 근처에 있다면 햇반 용기 아랫면의 분리배출 기호를 한번 찾아보자. OTHER라고 적혀있을 것이다. 이 표기는 플라스틱이긴 한데 분류가 안 되어 있다는 의미다. 다르게 말해서 ‘여러 플라스틱 재료를 섞은 짬뽕 플라스틱이라 재활용이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도 분리배출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태워지거나 묻혀서 환경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분리수거가 되면 적어도 플라스틱에 적절한 방법으로 폐기는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플라스틱 중 재분류 표기가 PP, PS, PE, HDPE, LDPE, PET로 표기된 플라스틱 중 특히 투명한 종류는 그나마 재활용 가능성이 높다. 거기다 PET(페트) 병의 경우 세척하기도 편하다. 겉의 라벨만 잘 벗겨내고 물로 잘 씻어내서 내놓으면 제법 높은 확률로 재활용이 될 수 있다.
이런 플라스틱은 그대로 사용되지는 않고 주로 잘게 쪼개서 녹여지거나 가공되어 완전히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된다. 예를 들어 페트병이 의류용 실로 재탄생되기도 한다.
비닐의 재활용
재활용이 되는 비닐은 투명하고 깨끗한 비닐 위주다. 이 외의 비닐이나 이물질이 묻은 비닐은 분리 폐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껏 순수하게 투명한 비닐이 있다고 한들 이물질이 묻어있다면 세척하기는 정말 힘들다.
즉 비닐도 플라스틱과 비슷하게 재활용이 잘 안 되기로 유명하다. 아니 사실 비닐 자체가 플라스틱의 한 분류다. 단지 우리는 플라스틱이 아닌 것처럼 인식하고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비닐도 원래의 모습으로 재활용되지는 않고 다른 물품의 재료로 재활용이 되는 편이다.
스티로폼의 재활용
스티로폼도 사실은 플라스틱의 한 분류다. 하지만 쓰레기 분류(?)에서는 별도의 카테고리로 분리가 되어있다.
결론만 적자면 스티로폼도 역시나 깨끗한 것만 재활용이 가능하다. 스티로폼을 분쇄해서 다른 재료로 가공해서 재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깨끗하지 않으면 그저 다시 버려질 뿐이다.
종이의 재활용
골판지 상자는 다시 골판지 상자나 화장실 휴지 등으로 재활용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나 깨끗한 종이에 한정한다. 테이프나 접착제 등의 이물질이 묻으면 재활용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진다. 아니 그냥 단순하게 상상해 보자. 종이를 물로 씻을 수 있을까?
코딩된 종이는 안타깝게도 재활용이 안 된다. 하지만 분리배출로 버릴 명분은 있다.
유명한 종이 쓰레기인 카드 영수증은 화학물질 투성이라 재활용이 안 된다. 카드 영수증은 일반 쓰레기로 버리자.
기타 재활용이 잘 되는 쓰레기들
온전한 유리병은 재활용 아니 재사용이 잘 된다. 튼튼하고 세척 난이도도 제법 낮은 편이니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유리병을 잘 안 쓰기도 하고 어떤 건 잘 깨지기도 해서 약간은 무의미한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사기그릇은 유리가 아니라는 걸 명심하자.
알루미늄 캔의 경우는 화학적으로 세척 후 녹여서 다시 원래의 알루미늄 캔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비용 효율의 문제로 재활용이 그렇게 높다고는 볼 수 없다. 그래도 알루미늄 캔은 금속 중에서도 가장 재활용 빈도가 높거나 중요도가 높게 취급되는 쓰레기다.
고철의 경우도 녹여서 재사용이 가능하거나 다른 원료로 쓰는 등 재활용이 잘 되는 편이다. 다만 고철과 알루미늄 캔 사이의 관계가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고철은 좀 광범위한 개념이라 알루미늄 캔도 포함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알루미늄 캔과 고철을 따로 분류하는 쓰레기장이라면 확실하게 구분해서 배출하는 게 좋다.
재활용과 세척의 중요성
한국은 자본주의체제, 좋게 말해서 자유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한 국가다. 즉 돈이 안 되면 안 하는 게 당연하다는 말이다.
재활용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이 비용 문제가 있다. 특히 세척 비용이 너무나 큰 걸림돌이다. 세척하느라 정작 재활용 비용이 부족하다면 어떻게 재활용을 할 수 있을까? 혹은 세척이 잘 된 쓰레기를 골라내는 비용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이 비용들과 재활용 시의 환경보호 측면에서의 이점을 비용으로 환산해서 비교되는 관문을 거쳐야 재활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국민 개개인이 세척을 잘해서 분리배출하면 재활용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세척 후 잘 말리는 것도 중요하다. 물기가 남아있으면 다른 쓰레기와 뒤섞이면서 오염될 가능성도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저분하면 막 버리면 될까?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아파트 종이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누군가 버려놓은 치킨 포장 박스 때문이었다. 이 박스에는 양념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고 심지어 닭뼈까지 들어있었다. 단지 종이상자에 들어있다는 이유 만으로 종이 쓰레기 분리수거함에 버려져 있었다. 참 염치가 없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지식의 부족을 누군가의 몰염치로만 남기는 것도 좀 아닌 것 같았다.
어쨌든 글 중간에 여러 번 언급했지만 지저분하면 분리수거가 되더라도 그저 폐기처리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런 지저분한 쓰레기는 애초에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되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분리배출 및 분리수거와 재활용이 다른 개념이라는 점이다. 분리배출은 쓰레기를 재활용하거나 묻거나 태우기 적합한지를 사전에 한번 거른다는 의미도 있다. 따라서 이후 분리수거 등의 단계에서의 분리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국민 개개인에게 폐기 비용을 일부 떠넘기는 거 아닌가 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쓰레기를 버리는 것 자체가 모두 세금이 투입되는 일이라 굳이 따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쨌든 분리배출 표기가 있다면 거기에 맞춰서 버리자. 물론 세척은 어느 정도는 해 주는 것이 맞겠지만 말이다.
'일상적인 이야기 >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지혈증이 다 같은 게 아니라더라 (1) | 2023.12.12 |
---|---|
중국 폐렴이 난리라고? 왜 더 큰 문제는 놔두고? (0) | 2023.12.11 |
중국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돌고 있다? (0) | 2023.11.29 |
신생아 속싸개는 왜 그리고 언제까지 해야 할까? (0) | 2023.11.17 |
미역국은 산후조리나 모유수유에 정말 좋은 음식인가? (1) | 2023.11.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