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곱감기(눈꼽감기)라는 특이한 감기가 최근 어린이집 등에서 유행하는 것 같다. 눈곱감기는 이름처럼 감기인데 특히 아침에 눈을 못 뜰 정도로 눈곱이 많이 낀다 해서 이렇게 불린다. 다만 정확한 병명은 딱히 정해지진 않은 모양이다. 그 외에 일반 감기와 비슷한 증상도 동반한다.
항원검사 같은 걸 하지 않는 이상 명확한 감염원을 특정하긴 힘들지만 대표적인 바이러스로 아데노바이러스가 꼽히는 것 같다. 이 아데노바이러스는 인두 편도(adenoid)에서 발견되었기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이 아데노바이러스가 눈곱의 원인 즉 결막염을 발생시켜 눈물이 계속 흘러나오게 만들고 이 눈물이 굳어 눈곱이 된다. 코에 염증이 생기면 콧물이 많이 나오듯이 눈도 염증이 생기면 눈물을 흘려 균이나 바이러스를 흘러 보내려는 목적의 기능으로 추정된다.
사실 아데노바이러스는 유명한 감기 바이러스 중 하나로 기존에도 결막염을 일으킨다고 잘 알려져 있었다. 다만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변이가 엄청나고 알려진 것만 8종 50여 혈청형으로 나뉘는데 이번에는 그 변종 중 하나가 특히 전염성이 심하고 결막염을 일으키는 확률도 높은 것 같다. 심지어 이번 변종은 기존에 비해 성인도 잘 감염시키고 결막염 증상도 잘 일으키는 것 같다.
감기 바이러스 중 하나라고는 하지만 그나마 감기 중에는 독한 녀석이기도 하다. 결막염은 물론이고 심한 합병증으로 폐렴을 일으키기도 한다. 잠복기는 1~14일까지로 변종에 따라 너무 다양하긴 하지만 어쨌든 짧을 수도 길 수도 있다. 하지만 심한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며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로 한정할 수 있다.
결막염 증상 자체는 금방 낫는 편이다. 원래 안과가 전문이겠지만 소아과에서도 안약을 처방받을 수 있으니 진료차 갔다면 증상을 알려주자. 다만 아이가 안약을 곱게 넣어줄 리가 없다는 점은 미리 생각하자. 화이팅 부모님들. 어차피 결막염약은 눈물약에 항생제를 섞은 것이라 이것 자체가 바이러스를 잡아주지는 않고 그저 세균 감염으로 인한 증상 악화를 막아주는 것 정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할 수도 있다.
예방 방법도 일반 감기나 코로나19를 생각하면 쉽다. 그 흔하고 유명한 손 씻기, 마스크 쓰기, 환기 잘하기 말이다. 물론 아프면 가급적 쉬는 것도 포함해서다.
참고로 아데노바이러스는 인간뿐 아니라 다양한 동물에게서도 발견된다. 침팬지 등 유인원에서도 발견되었는데,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이 바로 이 침팬지에서 추출한 아데노바이러스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 외의 독감 백신 등을 만들 때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하기도 했다.
다만 지금까지 아데노바이러스가 범인인 것처럼 서술했는데 그저 용의자(?)중 하나일 뿐이다. 꼭 아데노바이러스만 결막염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감기는 다양한 바이러스가 원인이고 그중에는 결막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제법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도 특정 변종은 눈을 잘 공격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바이러스는 변이가 쉽게 일어나고 변종마다 특성이 조금씩 달라진다. 참 난감한 녀석이다.
실제 사례는 아래 글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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