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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눈곱감기 대참사

일상적인 이야기/건강 2023.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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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눈곱감기로 추정되는 감기가 가족 모두에게 돌았다. 지금까지 아이가 감기에 걸려서 온 적은 있지만 이렇게 모든 가족이 감기에 걸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어쩌면 흔한 감기라고도 생각될 수 있겠지만 증상이 다 달랐기에 가족의 사례 별로 간략하게 기록으로 남겨본다.

열을 동반한 강력한 녀석이었다 (Gundula Vogel from Pixabay)

아이(대략 만 3세)의 경우

첫 감기는 어린이집에서 걸려 온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때 걸린 감기는 눈곱감기는 아니었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콧물을 많이 흘렸고 열은 이틀간 38.5도를 넘는 수준으로 올랐지만 그다지 힘들어하지는 않았다. 다만 중이염이 같이 왔다. 병원에서 항생제를 비롯한 감기약을 처방받았다.

열이 내린 후 콧물은 계속 났지만 중이염도 잘 치료되었고 잘 지낸다 싶었다. 그런데 대략 두 주가 지난 후 잠을 제대로 잘 못 자서 피곤했던 날 밤 갑자기 40도를 넘는 고열이 발생했고 이 고열은 약 사흘(3일) 간 지속되었다. 이 때는 아이가 상당히 지쳐했었다. 그리고 열이 난 지 이틀 후 눈이 빨개지면서 눈물을 많이 흘리고 눈곱이 많이 끼는 결막염 증세를 보였다. 아침에 눈곱 때문에 눈이 안 떠져서 고생하는 아이였다. 콧물은 여전히 많이 흘렸고 기침도 상당히 심해졌다. 이전에 먹던 약과 큰 차이는 없는 약을 계속 처방받았다.

이후 열이 내리고 이제 좀 괜찮아지나 싶었는데 5일 후 다시 38도에 가까운 미열이 생겼다. 다만 이번 열은 하루 만에 내렸다. 불행히도 이때 중이염이 재발했다. 약을 계속 먹고 있는데도 중이염이 재발하자 항생제 등의 일부 처방을 바꿔서 약물 치료를 했는데 다행히도 치료 과정에서 대부분의 증상은 개선되었다.

이렇게 아이는 한 달에 세 차례의 감기와의 사투를 벌였다.

병원에선 세 번 모두 다른 종류의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만약 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열이 다시 올랐다면 보통 폐렴 등의 합병증이 생긴 경우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번 나은 바이러스는 일시 면역이 생겨서 그 해에는 잘 안 걸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열이 내리면 어린이집에 등원했는데 등원 때마다 다양한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코로나로 마스크를 자주 그리고 오래 쓰고 다녀서 다년간 다양한 감기에 걸릴 기회가 없었는데 최근에 연속으로 몰아서 걸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이염 때문에 상당 기간 항생제를 먹긴 했는데, 물론 항생제는 세균을 잡는 용도라 바이러스가 원인인 감기는 당연히 막을 수 없다. 대신 세균성 합병증 예방에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저 잘 듣던 항생제가 어느 때는 잘 안 듣는 것 같기도 한 것 같다.

엄마의 경우

엄마의 경우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아이의 독박 간호를 해야 했었다. 밤새도록 주기적으로 체온을 체크하고 심하면 해열제를 먹이는 등의 수발을 들었으니 당연히 무척 피곤했을 것이다. 더구나 연신 기침을 하는 아이 옆에 거의 붙어서 지냈다. 그 상황에서 아이가 눈곱감기에 걸린 후 약 일주일 후 엄마도 감기 증상이 나타났다. 안 걸리는 게 이상할 거다.

증상으로 몸살로 시작해서 지독한 기침가래와 약간의 콧물에 계속 시달렸다. 하지만 결막염 증상은 없었다. 단지 약을 마음껏 쓸 수 없는 사정과 함께 끊이지 않는 기침이 상당히 오래가고 밤에 잠을 설치게 되는 악순환으로 증상 개선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빠의 경우

그나마 가족 중 아빠는 가장 건강한 수준이었지만 엄마까지 감염되고 약 일주일 후 아빠까지 증상이 발생했다.

증상은 약간의 열과 몸살로 시작했다. 이후 목 통증이 생기기 시작해서 목 통증으로 끝났다. 목의 통증만 일주일 이상 이어졌다. 침을 삼키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었다. 가래나 콧물은 거의 없었지만 목만 아팠던 것으로 봐서 바이러스가 집요하게 편도 부근만 노리고 공격한 듯하다.

증상 발생 약 이틀 뒤 결막염 증상도 나타났다. 양 눈의 충혈이 너무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증상이 생기자마자 눈물이 상당히 흘러나오고 눈곱이 심각하게 끼었다. 다만 결막염 증상은 약 5일 만에 완전히 개선되었다.

목의 통증은 특이하게도 이틀은 심하고 하루는 약한 식으로 순환되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걸렸다 나았다 다시 걸렸다를 반복한 듯하다.

아빠의 경우는 딱히 병원 처방약을 받진 않고 잠자기 전에 차 형태로 마시는 일반 감기약을 복용했는데 효과는 좋은 편이었다. 목이 아파서 잠을 잘 못 잤는데 무척 졸리게 만드는 약이라 덕분에 잠도 잘 잤다고 한다.

다른 가족으로의 전파

아이가 눈곱감기 증상(고열)이 나타나기 하루 전 외가댁에서 하룻밤을 지냈었다. 그리고 아이가 집으로 돌아오고 얼마 안 있어 외가댁 식구가 모조리 눈곱감기 증상이 나타났다. 시점으로는 아빠의 증상 발생 시점과 거의 비슷했다. 고열은 아니지만 상당히 지독한 목 통증과 결막염, 두통, 몸살 등의 증상을 동반했는데 각 구성원마다 조금씩 증상은 달랐다.

단 하루만의 밀접 접촉으로 완전히 퍼트려 버렸다는 점에서 코로나와 비견되는 놀라운 감염 능력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아데노바이러스였을 것 같지만 말이다.

정리

사실 이 이야기의 모든 사람이 다 같은 바이러스에 걸렸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마침 환절기이고 감기가 아주 유행하던 때였다. 하지만 공통된 특정인의 주변이라는 점 때문에 아마도 같은 류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확률이 높다고 보인다.

하지만 다 증상이 조금씩 달랐다. 즉 같은 바이러스라도 사람에 따라 증상이 다를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 같다. 물론 이것도 코로나와 비슷한 느낌이기도 하지만 코로나는 변이에 따라서도 증상이 다양했으니 뭐 무작정 같다고만은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참고로 검사 결과 모두 코로나19는 아니었다. 하지만 방역 조치가 완화되고 마스크 착용률이 점점 떨어져 갈 때 이런 일을 겪으니 코로나19가 간접적으로 문제를 키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동안 마스크 덕분에 독감이나 감기 등에서 상당히 안전한 편이었지만 한편으론 다들 면역이 약해진 상태였을 테니 말이다.

아래는 이 글과 관련된 글들의 링크다.

 

눈곱감기와 아데노바이러스

눈곱감기(눈꼽감기)라는 특이한 감기가 최근 어린이집 등에서 유행하는 것 같다. 눈곱감기는 이름처럼 감기인데 특히 아침에 눈을 못 뜰 정도로 눈곱이 많이 낀다 해서 이렇게 불린다. 다만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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