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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아이의 고열에 객관적으로 대처하기

일상적인 이야기/건강 2023.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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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의무가 해제되고 난 후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가 감기를 달고 산다. 한 달 사이에 열이 무려 세 번이나 올랐다. 이 과정에서 정말 많은 걱정과 많은 힘듦을 느꼈다. 특히 아이가 잘못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은 잠을 못 자게 만들고 결국 부모를 힘들게 만들어 감기까지 옮게 만든다. 더더욱 힘들고 불편한 나날을 보냈다.

그래서 열이 오르는 것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지식을 가지면 좀 더 편해질까 싶어서 조사한 자료를 글로 정리해 본다.

참고로 이 글의 체온은 귀체온계로 잰다고 가정한다. 아무래도 귀체온계가 가장 간편하면서도 나름 정확히 체온을 잴 수 있다.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도 유명한 감기 바이러스 중 하나다

열이 나는 이유

  • 몸이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아서(X)
  • 몸속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잡기 위한 몸의 면역반응(O)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열이 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다. 즉 열 자체가 나쁜 게 아니다.

우리의 몸은 바이러스 침입이 감지되면 뇌에서 몸의 목표 온도를 결정하고 몸은 그에 따른다. 체온이 높아지면 효소 활성화가 높아지고 혈액 순환도 좋아져서 면역시스템의 좀 더 빠르고 확실하게 침입자를 처치할 수 있다. 체온이 높으면 면역력도 높아진다는 설은 어느 정도 사실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몸이 체온을 높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지방을 태워서 열을 내는 게 일반적인데 영유아의 경우 유명한 갈색지방세포의 뛰어난 산화 효율을 체감(?)할 수 있다. 지방을 급격하게 태우니 앓던 아이는 체중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외에 몸을 떨거나 닭살을 돛게 하는 등 여러 일반적인 물리적 반응으로 체온을 높인다고 한다.

결론은 열이 나는 것 자체는 나쁜 게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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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체온과 고열의 기준

정상 체온은 몇 도일까? 36.5도?

틀렸다 라기 보단 다르다. 정신과 몸이 멀쩡한 모든 온도가 정상 체온이기 때문이다. 평상시 체온이 사람마다 다른 것처럼 말이다.

고열의 기준도 사람마다 왔다 갔다 한다. 고열의 기준을 누군가는 37.5도이고 누군 38.5도이고 누군 42도라고 하기도 한다. 여기 중 하나의 기준에 따르면 우리 아이는 상시 고열인 상태가 된다. 심지어 우리 아이는 38도가 넘어도 활발하고 전혀 아프지 않은 아이 같이 행동했다. 단지 체온만 좀 따뜻했을 뿐이다. 그리고 38.5도가 넘어가면 피로해 보이는 모습이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러니 고열에 대해 정해진 기준 자체가 뭔가 신뢰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고열의 기준은 대충 정상 생활이 가능하냐 아니냐로 구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느낀다면 그게 바로 고열 상태다. 그리고 이런 상태는 부모라면 다 파악 가능할 것이다. 아이가 피곤해하는 게 느껴진다거나, 아이가 칭얼거리거나 계속 안기려 하거나, 음식 섭취를 거부한다거나 뭐 하여간 부모라면 뭐가 달라졌는지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열성경련 - 명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아마도 성숙하지 못한 5세 이하의 소아의 뇌에 고열의 혈액이 공급되면 뇌가 비정상 반응하게 되어 일시적으로 사지에 경련이 일어나고 의식이 소실되는 상황 - 이 발생하는 경우는 누가 봐도 고열 상태임이 확실하다. 다만 열성 경련 자체는 너무 오래가지만 않으면 딱히 큰 문제는 아니라는 소견이 많다. 보통 병원에 가는 사이에 의식이 돌아오고 딱히 치료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의식소실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호흡곤란에 의한 뇌손상 가능성도 생각해야 하니 꼭 병원에 가자.

결론은 정상 체온과 고열의 기준은 사람마다 상황 따라 제각각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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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을 낮춰야 할까?

고열의 기준이 대략적으로 정해졌다면 고열이라 판단될 때는 무조건 체온을 낮추면 될까?

앞서 열이 나는 것은 면역 시스템의 활성화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는데 그렇다면 고열 상태를 놔두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지 않을까?

확실한 것은 41~42도를 넘는 고열의 경우는 뇌손상을 야기할 만큼 높은 체온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 정도라면 이미 병원에 갔어야 맞다. 하지만 대체로 이 정도로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가 견디기 힘들어하는 증상에는 여러 문제가 동반된다. 밥이나 약을 잘 먹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 심할 경우 물조차도 안 먹으려 할 수도 있다. 감기 등의 병을 빨리 낫게 하려면 충분한 영양 섭취와 충분한 휴식이 필수인데 이 중 절반에 지장이 생긴다.

그렇다면 아이가 힘들어하면 체온을 낮춰주는 게 더 나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조건 힘들어한다고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고 약을 쓰지 않는 방법으로 추이를 지켜보다 열이 안 떨어지는 것 같으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해열작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

체온을 낮추는 방법 1 - 수분 보충

아이의 열이 높다면 가장 기초적으로 시도해야 할 것은 바로 꾸준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다. 수분은 면역 반응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외에도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는 데도 쓰이기 때문에 특히 더 많이 필요해진다. 이건 상식 수준의 이야기다. 만약 아이가 물을 안 마신다면 음료수를 먹이든 콜라를 먹이든 스포츠 음료를 먹이든 뭐든 수단을 가리지 말고 아이가 마시는 것을 먹여서 수분을 보충시켜야 한다. 물론 한 번에 아주 많이 마시면 체내 전해질 비중이 낮아져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많이 먹긴 힘들 것이다.

최악의 상황으로 탈수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엔 최후의 수분 보충 수단으로 병원에서 수액주사를 맞는 방법이 있다. 아이가 수분 섭취를 계속 거부하면 병원에 가라는 의미다.

참고로 이온 음료 등의 스포츠 음료는 전해질도 공급할 수 있어서 고열 상황에서 더욱 좋은 수분 보충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약국 등에서 전해질 보충제를 판매하니 이를 물에 타서 먹이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체온을 낮추는 방법 2 - 물리적(?)인 수단

지방세포 등을 태워서 만들어진 열은 혈액을 통해 몸 여기저기에 운반된다. 이 점을 생각해 보면 큰 혈관 주변을 식혀주는 방법을 이용하면 체열을 낮추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예를 들어 목 주변을 물에 적신 수건으로 닦아주면 수분이 기화되면서 뇌로 들어가는 혈관 주변을 식혀서 뇌의 고열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차갑게 적신 수건은 아이가 놀래거나 힘들어 할 수도 있으니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을 이용하자. 자연스럽게 수분이 기화되면서 체온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이마에 찬 수건이나 쿨 시트를 붙이는 것은 큰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이마에는 굵은 혈관이 지나지 않는 데다가 두개골은 굉장히 두꺼워서 찬 기운이 뇌까지 전달되지 않는다. 다만 아이가 기분 좋게 느낀다면 그것 만으로도 효과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외에 겨드랑이 등 몸에서 유독 체온이 높은 부분이 있다면 이 부분을 따뜻한 물수건 등으로 닦아주는 방법 역시 도움이 될 수 있다.

옷을 벗기느냐 입히느냐는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아이가 땀을 흘리거나 추위를 느끼지 않는다면 벗기거나 얇은 옷을 입히는 게 체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아이가 떨거나 추위를 느낀다면 체온을 더 올려야 할 상황일 수도 있기 때문에 벗기지 않고 이불까지 덮어주는 편이 좋을 수도 있다. 이건 상황 판단에 노하우가 좀 필요할 수도 있다.

최후의 아이템, 해열제

가정에서 체온을 낮추는 대표적이면서도 가장 최후의 수단은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해열제는 몸의 발열 체계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방식으로 체온을 떨어뜨리는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대부분의 해열제는 진통 효과도 있어서 통증도 완화시켜 줄 수 있다.

해열제는 과다복용 시 간 손상 등의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꼭 정해진 양 내에서 복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복용 가능한 양을 4~6시간 단위로 쪼개서 해당 시간마다 복용한다. 영유아의 경우 개월수에 따라 복용 양이 정해져 있으니 꼭 복용설명서를 잘 읽어보자.

만약 4시간 단위로 해열제를 먹였음에도 열을 잡지 못한다면 교차복용이라는 더욱 최후의 수단을 쓸 수 있다. 해열제의 종류는 기전에 따라 크게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계열과 그 외의 계열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두 종류를 각각 4~6시간 단위로 먹을 수 있으니 교차복용하면 최소 두 시간마다 복용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물론 해열제의 사용도 아이가 잘 먹는다는 가정이 필요하지만 안 되면 좌약을 시도해 보는 수도 있다. 좌약도 종류에 따라 교차복용 가능 여부가 갈리니 주의하자.

그럼 병원은 안 가도 될까?

정답은 NO다.

열이 발생하는 원인은 너무나 제각각이다. 단순한 감기일 수도 있다. 특정 증상을 강하게 동반하는 유행성 바이러스이거나 독감일 수도 있다. 장염이나 수족구 바이러스가 열을 내기도 한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중이염이나 뇌수막염으로도 고열이 날 수 있다. 혹은 다른 병의 합병증으로 폐렴이 왔을 수도 있다. 사실상 모든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열이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일반적인 부모에겐 무리일 것이다. 그래서 증상이 보이면 일단 병원에 방문해서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적절히 치료하게 되면 증상을 빠르게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바이러스를 잡는 것은 몸의 면역체계가 할 일이지만 적어도 염증의 개선은 확실하다.

그리고 더더욱 고열이 심하게 난다면 당연히 병원에 가야 한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41도를 넘는 고열은 뇌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뇌손상은 결코 가벼운 주제가 아니다. 열성경련도 짧으면 문제가 없지만 길다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응급실을 찾아야 할 증상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처방받은 약 중 항생제에 관해서는 잘 알아둬야 할 게 있다. 항생제는 만능 치료제가 아니다. 항생제는 세균을 잡기 위한 용도가 대부분이며 그래서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보통 항바이러스제는 항생제보다는 별도의 약으로 처방되는 경우가 많고 그마저도 감기용 항바이러스제는 없다고 보는 게 맞다. 즉 감기약으로 항생제가 처방된 경우는 대개 세균 감염에 의한 합병증을 미연에 막기 위함이라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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