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퍽이나 아름다운 꽃가루의 계절과 차량용 유선 청소기

일상적인 이야기/자동차 2025. 5. 27.
반응형

마치 한 여름 같은 무더위의 봄의 막바지를 지나고 있다. 참으로 이례적이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이 시기엔 늘 그랬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무 꽃가루의 습격이 야외 주차장에 차를 대는 이들에게 크나큰 고민으로 다가온다. 특히 꽃가루 주머니를 떨어뜨리는 어떤 나무 밑에 주차했다 폭우가 지나가고 나면 차가 온통 꽃가루 주머니로 뒤덮이는데 그걸 치우다 한숨이 나올 정도다. 이런 꽃가루 주머니들은 먼지떨이개로 털면 꽃가루가 터져 나와서 더 난리가 나서 함부로 털 수도 없다.

이렇게 꽃가루 테러를 치우기 위해서는 상식적으로는 두 가지 방법이 떠오른다. 하나는 돌돌이다. 접착 테이프로 먼지 등을 묻혀서 떼어내는 돌돌이도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양이 많을 경우 오히려 더 심하게 만들기도 하고 좁거나 구석진 곳은 돌돌이가 닿지 않는 등의 단점이 있었다.

그 외의 나머지 방법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게 바로 진공청소기다. 그래서 이번에는 모 차량용 유선 청소기를 하나 들여놨다. 정확한 제품명은 '휘링 수퍼 싸이클론 차량용 핸디청소기'이지만 스폰싱이 아니기에 이 기록에서 이 제품명을 더 이상 언급하진 않을 것이다.

왜 편하고 이쁜 무선 청소기를 놔두고 유선 청소기를 샀는가 하면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첫 째는 아무래도 배터리보다는 유선이 흡입력이 더 세지 않을까 하는 점이 있다. 그리고 안 쓸 때는 차 안에 놔둘 텐데 배터리가 과연 뜨거운 여름철 차 안에서 견딜 수 있느냐 하는 신뢰 문제가 있다. 또한 항상 쓰는 것도 아닌 어쩌다 쓰는 청소기의 배터리가 과연 필요할 때 충분히 충전되어 있을까 하는 문제다. 마지막으로 충전하는 것도 제법 귀찮은 일이라는 점이 있다. 이런 이유들로 차 안에 놔두는 모든 장비들은 배터리를 쓰지 않는 것들로만 들여놓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이 제품에 대해 간단한 리뷰를 기록해 본다.

패키지 및 제품 구성

패키지

배송비까지 포함해서 3만 원이 안 되는 제품이지만 박스는 생각보다 큰 편이었다. 보나 마나 중국산이겠지만 그래도 겉포장을 비롯해 매뉴얼까지 모두 한글로 적혀있다는 점은 약간의 신뢰를 주기도 한다. 요즘 저렴한 제품은 몇몇 중요한 부위만 빼면 온통 중국어만 적혀있어서 정이 떨어지던 것과는 좀 다르다.

청소기의 전반적인 모습

패키지는 청소기 본체와 여기에 연결하는 흡입구 부속 몇 가지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버튼도 전원 버튼 하나와 먼지통 분리하는 버튼 하나가 전부라 사용법도 아주 간단할 것 같다. 아마도 매뉴얼은 그냥 버려도 지장이 없을 것 같다.

본체 디자인 자체는 박스 겉면에 그려져 있는 것과 동일하다. 물론 예쁘진 않다. 그래도 겉만 귀엽고 내구성은 꽝인 중국산 무선 청소기보다 내실은 더 좋을 것이라 믿는다.

유선 청소기의 12V 시거잭

차량용 유선 청소기인 만큼 보통 시거잭이라 불리는 차량용 12V 소켓에 맞는 플러그가 본체에 붙어 있다. 전원 코드의 길이는 매뉴얼에는 4미터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잘 작동하는가?

차량용에서 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을 자랑(광고?)하는 제품인 만큼 기대를 가지고 차에 시동을 걸고 전원 플러그를 끼운 다음 청소기의 전원을 켜봤다. 야외에서는 거슬릴 것 없는 수준의 소음이 발생하며 청소기가 돌아갔다.

회전 토네이도 사이클론 꽃가루 흡입

힘이 어느 정도인지 서술하긴 참 어렵다. 웬만한 나뭇가지나 꽃가루 주머니는 잘 빨아들였다. 다만 2센티미터 정도 되는 깊이의 작은 홈 안의 꽃가루 주머니를 빨아들이는 데는 좀 힘의 부족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외에는 어느 정도 쓸만한 힘을 내는 것은 사실 같다. 이름처럼 청소기 내부에 사이클론이 생기면서 빨아들이는데 요즘 가정용 청소기는 이게 기본이다 보니 별로 신기하진 않았다.

뾰족한 흡입구를 끼워 와이퍼 집(?)도 치워줬다

상황에 맞게 흡입구를 골라 끼워주면 청소에 유연성이 생기긴 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뾰족한 거 하나랑 연장 흡입구 하나면 다른 건 별로 쓸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나저나 사진만 찍으면 배로 더럽게 보이는 게 참 그렇다.

앞서 선의 길이가 4미터 정도라고 적었는데 준중형 SUV 체급에선 좀 간당간당한 길이 같다. 사진으로 보면 이런 수준이다.

투싼 좌측 후방 모서리에서 본 선의 길이

또 지저분한 사진이다. 차를 간단히 닦기 위해 그전에 청소기로 꽃가루 주머니를 치우려고 했던 거라 약간 크로테스크한 사진들을 게시하게 된 점을 이 기록을 보는 모든 이들에게 사과한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길 빌 뿐이다.

어쨌거나 선의 길이가 준중형 SUV인 투싼 하이브리드(NX4 HEV PE) 뒤쪽 좌측 면에서 사진을 찍으면 이 정도다. 말로 설명하자면 청소기에 연장 흡입구를 연결하지 않으면 트렁크의 반대쪽까지 청소기 흡입구가 제대로 닿지 않을 정도의 길이다. 트렁크는 연장 흡입구를 연결하면 충분히 닿기는 하지만 트렁크 안쪽 깊숙이 청소하려면 부족하니 이 때는 선을 창 쪽이 아닌 내부에서 바로 트렁크 쪽으로 빼야 할 것 같다.

결론

가격도 그럭저럭 저렴하고 쓸 만한 청소기다.

이번에 구입한 유선 청소기는 쓸 만은 한데 저 퍽이나 아름다운 꽃가루 주머니들에게는 완벽하게 대항할 수단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유선이기에 차 시동만 걸리면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다는 점은 언제 어떻게 배터리가 방전될지 모를 무선 배터리 제품에 비해 약간의 든든함이 느껴지는 요소이기는 한 것 같다. 물론 유선이라 불편한 점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