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치킨 쿨타임이 찼다. 물론 저녁에 뭐 먹을까 고민하다 도저히 아이디어가 안 나올 때 쓰는 개인적인 독단 카드 중 하나로 항상 내미는 '치킨' 카드에 대항하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는 말이다. 어쨌거나 그리하여 여러 치킨집을 뒤져보다 마침 쿠폰도 있겠다 자주 먹지 않던 '네네치킨'의 치킨을 시켜보기로 했다.
불행히도 네네치킨의 순살은 가슴살 등의 일명 뻑살(퍽살)로만 구성되어 있다. 이는 가족 구성원들 중 이 글을 쓰는 작자를 제외한 모든 이들의 불쾌감을 사는 요소이기 때문에 네네치킨의 순살을 시킬 수는 없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쿠폰이 너무 버려지고 있으니 한 번쯤은 써보자'라는 욕구가 강했기에 일단 뼈살로라도 네네치킨을 좀 밀어붙이긴 했다.
그리하여 네네치킨의 세 가지 맛 치킨을 주문했다. 정확히 주문한 메뉴는 네네치킨의 '3가지맛(한마리반)' 메뉴이고 그 안의 상세 주문으로 후라이드반, 파닭반, 스노윙 Maxx반 및 음료로 제로콜라 0.5 선택사항으로 구성했다.
상황이나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요즘은 배달이 빨리 오는 건 참 좋은 것 같다. 다르게 말해서 불경기라 배달이 줄어든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을 순 있겠지만 일단 넘어가자.
위 사진이 실제로 배달 온 패키지의 모습이다. 뭔가 똑같은 게 널려있는 것 같다. 사실 파닭은 파와 소스를 빼면 후라이드와 동일하고 스노윙 Maxx의 색도 후라이드와 비슷해서 전부 똑같은 것처럼 보이는 게 틀린 것도 아닐 것 같다.
각 메뉴를 평가해 보자
후라이드: 튀김옷이 좀 두꺼운 편인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후라이드 치킨이다. 튀김옷이 두껍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바삭한 식감이 있다. 살에는 간이 그렇게 세진 않고 매운맛도 없어서 아이들에게 주기에도 큰 부담은 없었지만 뼈살 치킨이라 아이들이 먹기엔 힘든 편이라는 점이 모순적이긴 했다. 조각 크기도 큼직큼직하게 썰려있어서 어떻게 보면 풍족해 보이고 어떻게 보면 먹기엔 좀 귀찮기도 했다. 어쨌거나 소금이나 같이 온 양념 소스에 찍어 먹기엔 괜찮은 편이었다.
파닭: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파닭을 오랜만에 먹어봤는데 그때의 감동이 너무 지나쳤던 것일까. 일단 치킨 자체는 후라이드와 동일하다. 단지 파와 소스가 별도로 포장되어 왔다는 점이 다르다. 그런데 파가 너무 매웠다. 그리고 소스가 그 매운맛을 감추지 못할 정도로 그다지 자극적이진 않았다. 과거 같으면 파와 소스가 치킨과 함께 버무려져 파의 매운맛이 치킨의 온기에 사라지는 그런 형태였을 것으로 유추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시킨 파닭은 좀 먹기 거북할 정도로 맛의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스노윙 Maxx: 후라이드에 전용 시즈닝을 잔뜩 묻힌 어찌 보면 흔하디 흔한 치킨이다. 그런데 가족들 모두가 시즈닝이 뿌려진 치킨은 거부감이 심했고 이번에도 그랬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가끔 시즈닝 치킨이 당기긴 하는데 네네치킨의 스노윙 Maxx는 상대적으로 매콤한 맛도 들어있어서 그런가 좀 더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맛으로만 평가하자면 지금까지 먹어본 시즈닝 치킨 류 가운데 가장 맛있었던 것 같다. 다만 같이 온 소스는 영 별로였기에 한번 찍어 먹어 본 뒤로는 소외되었다.
정리해서 두툼하고 바삭한 튀김옷의 식감이 특징인 치킨 같았다.
네네치킨에는 큰 장점이 하나 있다
아래 사진 한 장이 다른 치킨집 대비 네네치킨의 큰 장점 하나를 보여준다.
펩시제로!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콜라다. 굳이 제로라서가 아니라 유설탕(?) 무설탕 콜라류를 모두 포함해도 펩시제로 라임맛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다이어트 음료라 심리적으로 거부감도 덜하고 말이다.
지금까지 시켜 먹은 치킨집들 중 제로 음료를 선택할 수 있는 곳은 네네가 유일했고 그중에서도 펩시제로를 제공하는 곳도 네네가 유일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칭찬할 수밖에 없다. 다른 치킨집들도 (제발) 좀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
데워먹을 경우의 평가
이렇게 다양한 맛을 즐기기 위해 한 번에 많은 양을 한 번에 시키면 결국 치킨이 남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아니 뭐 일인일닭하는 가정도 없진 않겠지만 적어도 이 글을 쓰는 작자의 집은 그랬다. 어쨌거나 치킨이 남는 경우는 잦은 편이고 이번에도 남았다는 말이다.
그리하여 남은 치킨 일부를 데워먹게 되었기에 해당 평가로 기록해 본다. 결론부터 적자면 이렇다.
데워먹기 점수: 1점 (5점 만점 기준)
일단은 데워먹은 치킨은 후라이드뿐이라 후라이드 한정의 이야기라는 것에 주의하자. 스노윙 Maxx는 시킨 날 다 먹었었고 파닭도 어차피 후라이드이니 말이다.
개인적인 레시피겠지만 식거나 냉장고에 넣어뒀던 남은 치킨을 데워먹을 때는 주로 오븐을 사용해 180도에서 예열을 마친 후 10분 정도 데운다. 이 정도면 웬만한 치킨들은 제법 바삭하면서도 많이 딱딱해지지 않은 수준으로 데워져서 그럭저럭 먹을 만한 상태가 된다.
하지만 네네치킨 후라이드는 튀김옷이 너무 두꺼워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10분으로 완전히 데워지지 않았다. 그리고 완전히 바삭해지지도 않았다. 그런데 고기는 좀 말라 버렸다. 기름이 좀 빠질 정도로 충분히 데웠던 것 같지만 겨우 이 정도라니 데워먹기에는 좀 실망스러웠다. 눅눅하고 뻑뻑한 마치 전자레인지에 데운 듯한 치킨이었으니 말이다.
결과적으로 네네치킨의 후라이드는 데워먹기엔 영 별로라는 결론이 섰다.
다만 프라이팬에 데우면 좀 다른 결과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은 이 정도다.
최후의 결론
몇몇 부분에서 뉘앙스가 느껴지겠지만 이번 네네치킨 세 가지 맛의 평가는 이런 결론으로 정리해 봤다.
네네치킨을 다시 시켜 먹을 가능성: 33%
네네치킨 전반의 가장 큰 문제는 순살이 퍽살(뻑살) 투성이라 시킬 수가 없다는 것에 있는 것 같다. 뼈살보다는 닭다리살로 구성된 부드럽고 육즙이 많은 순살을 선호하는 가족들의 원성을 이겨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파닭 소스가 생각보다 별로였고 파가 많이 매웠다. 배달로써는 먹을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았다.
마지막 단점으로 후라이드는 두꺼운 튀김옷을 즐기지 않는 이들에겐 너무 두꺼운 튀김옷이었다. 그리고 데워먹기엔 별로였다.
하지만 스노윙 Maxx만은 개인적인 취향이었기에 굳이 시켜 먹겠다면 이 메뉴를 다시 먹어볼 생각은 있다. 만약 꼭 시켜야 한다면 특히 혼자 먹는다면 순살로 꼭 시켜 먹을 것이다.
이 정도로 이번 네네치킨 모험(?)을 마무리한다. 역시 아직은 뼈살은 페리카나, 순살은 치킨플러스+또래오래 구도가 깨지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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