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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곤히 잠든 새벽 5시경, 또 이불을 걷어 차고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첫째를 겨우 생포해서 베개에 포박(?)하고 이불을 덮어주고, 드디어 이 글을 쓰는 작자도 잠에 들 뻔한 시각, 갑자기 아이폰에서 빽빽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재난문자 소리. 너무나도 공포스럽다. 그나마 코로나 때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들으면 심장이 벌렁거리는 그 소리다.
알고 보니 경주에 지진이 났다는 소식이었다. 재난문자로 적절한 중요 재난이다. 당연하게 알림으로 울리는 게 합당하다. 4.0이면 약한 지진이 절대로 아니다.
내용을 보고 나서 또 공포에 살짝 휘감겼다. 옆에 책장이 무너져서 잠자리를 덮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들면서 말이다. 다행히도 몇 분이 지나도 책장은 넘어지지 않고 꼿꼿이 서있었기에 안심할 수 있었다. 하긴 경주에서 여기까지 거리가 얼마인데 별 일이 있기야 할까 지금 생각하면 약간 웃긴다.
하지만 역시나 부모의 입장에서, 그리고 재난의 비대상자로써 곧이어 몰려오는 걱정이 하나 더 있었다. 다른 방에서 자고 있을 둘째 말이다. 이제 태어난 지 50일가량 지난 이 조그마한 아이는 온갖 소음에 취약하다. 설마 이 소리에 잠에서 깬 건 아닌가!
다행일까 불행일까. 그 시간에 둘째는 아예 안 자고 있었다고 한다. 하아... 얘는 또 왜 안 자고 이렇게 부모를 고생시키고 있었나 모르겠다.
뭐 큰일이 없었으니 그저 다행이었다고 생각하고 지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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