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층간소음 너머 층간흡연

일상적인 이야기/아무런 이야기 2023. 6. 21.
반응형

한때 층간 소음으로 좀 고심했던 적이 있다. 비상식적인 소리가 밤에 잘 때 들렸고 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냐를 고심했다. 하지만 좀 참고 지내다 보니 사라졌다. 사실 층간소음은 거의 윗집(+옆집 등 근처집)만 바뀌면 해결되는 문제이니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층간 공격이 있다. 베란다나 복도 혹은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 말이다. 층간흡연이라고 하면 맞는 표현일까?

여름이 되고 창문이 열리는 시간이 길어지니 수시로 담배 연기가 침입해서 코를 찌르고 머리를 아프게 하고 속을 역하게 만든다. 최근 수년간 특히 심해져서 한 시간에 한 번 이상은 맡는 것 같다. 심지어 그걸 내 집에서 맡아야 한다. 아파트 방송에서도 내부에서 담배 피우지 말라고 연일 방송 중이나 변화가 없다.

이렇게 담배 연기가 창문과 환기구를 넘어 들어오는 문제를 법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미 이 문제의 논의는 오래되었다. 담배를 필 자유를 의미하는 '흡연권'과 담배 연기를 맡지 않을 '혐연권'의 개념이 생긴 지 오래다. 그리고 2004년 헌법재판소 판례로 혐연권이 흡연권에 우선한다는 사례가 있다. 담배 연기는 1급 발암물질로 흡입자의 건강에 지장은 물론 생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뭐 하나. 그들은 담배 필 자유만 찾는 사람들인데 말이 안 통한다.

애초에 자유에 대한 교육 자체가 잘못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라는 단어를 '공산주의'에 반하는 이념을 대표하는 정치적인 단어로 교육시키는 데는 열을 올렸지만, 정작 그 '자유'는 방종이 아니며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자유는 제약받아야 한다는 점은 등한시되고 있는 느낌이다. 이러다 보니 "자유"만 외치는 일부 정치인들이 혐오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사실 나도 과거엔 10년 정도 흡연한 경력이 있는 흡연자였다. 단지 거의 10년 전 담배를 끊었을 뿐이다. 그리고 끊기 전만 해도 이런 생각은 잘 안 했었다. 심지어 그땐 나도 안에서 담배를 피웠으니 말이다. 당연하게도 지금은 그때의 일을 매우 반성하고 있다. 그리고 정말 담배를 끊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원하지 않는 담배연기를 맡는 것이 더더욱 고통스럽다. 특히 아이가 있으니 부모 입장에서 더욱 고통스러운 듯하다. 막아줄 수가 없어서 아이에겐 많이 미안하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라도 보면 경고라도 할 텐데 정작 나가서 찾아보면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확실하게 법으로 박아 두었으면 좋겠다. 혐연권이 흡연권에 우선하며 적발 시 처벌이나 피해보상이 법으로 명문화되지 않으면 이 문제는 영원히 계속될 것 같다. 당연히 현실적인 처벌도 뒤따라야 할 테고 말이다.

좀 더 고급 아파트로 이사 가면 이런 일 없을까? 어차피 다 사람 사는 곳이겠지? 이사 스트레스 때문에 미치겠다.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온다. 어차피 돈도 없다. 그래서 더더욱 담배 연기가 역하고 괴로운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담배 연기가 흘러 들어온다. 아 씨발 존나 좆같다. 결국 욕으로 마무리하게 되는구나.

Valynn Hinds from Pixabay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