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채권은 금리가 표시되어 있어서 특정 기간마다 이자를 받을 수 있고 만기까지 가지고 있으면 부도가 나지 않는 이상 원금도 돌려봤을 수 있는 투자 자산이다. 물론 정확히 구분해서 장내채권과 장외채권으로 나누고 여기서 장내채권처럼 거래를 통한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 방법도 있기는 하다.
채권을 투자하는 방법에는 이런 개별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것 말고 채권 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채권을 사는 것과 채권 ETF를 사는 것은 과연 같은 의미일까?
채권을 산다는 것
이미 정리했지만 채권은 금리가 표기되어 있고 만기가 있다. 발행처에 큰 문제가 없다는 가정 하에 만기까지 가지고 있으면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마치 은행 정기예금과 비슷하다. 단지 신용등급이라는 평가 기준이 금리와 위험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여기서 장내채권 개념이 등장하면서 약간은 다른 점도 생긴다. 채권을 거래소에서 거래하면서 채권 거래 가격(시세)이라는 것이 생긴다. 만기나 금리 변동에 따라 시세가 변화하고 큰 수익을 주거나 손실을 줄 수 있다. 채권이 무슨 주식처럼 변하는 것 같지만 물려도 만기까지 기다리면 대체로 원금은 회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긴 하다.
결론적으로 채권을 산다는 것은 장외채권처럼 만기까지 들고 있으면서 이자를 챙기기 위한 목적과 장내채권처럼 거래로 시세차익도 얻겠다는 목적의 두 분류로 나눠진다고 볼 수 있다.
채권 ETF를 산다는 것
채권 ETF는 개별 채권이 아니라 수많은 채권을 편입하는 펀드라는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상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만기 개념 자체가 없다. 이자는 별도로 주지 않고 가격에 반영되기도 하지만 상품에 따라서 따라 분배금 형태로 주는 경우도 있다.
만약 채권ETF가 이자를 분배금 형태로 별도로 준다면 결국 장내채권과 비슷하게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가격에 이자가 반영되긴 하겠지만 어쨌든 시세차익도 그대로 발생한다. 금리 변동에 따른 시세 변동도 비슷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채권ETF를 산다는 것은 장내채권을 산다는 의미와 조금은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ETF 내에는 만기가 다양한 상품을 계속 포트폴리오로 조정하기 때문에 절대로 같지는 않다. 그리고 상품의 테마나 방향에 따라 이 성질이 참 다양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단기채권 ETF라면 적더라도 안정적인 꾸준한 수익을 원하는 것일 테고, 장기채권 ETF라면 변동성이 좀 크더라도 큰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일 테고, 어떤 펀드는 액티브하게 운영될 수도 있고, 어떤 펀드는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편입하기도 할 테고 말이다.
이 외에도 만기매칭형 채권 ETF라는 특수한 상품의 경우도 있다. 이는 포트폴리오를 만기 일시가 동일한 채권으로만 구성하는 펀드로 일반 채권 ETF와 비슷하지만 만기가 다가오면 외부 금리 변동에 점점 둔해지고, 거기다 만기가 되면 상장폐지가 되면서 대부분의 원금과 이자를 청산받을 수 있다는 안정성 또한 갖추고 있다.
정리
보통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주식과 채권은 서로 헤지(hedge) 하기 위한 목적으로 편입한다. 이는 가격이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성향이 있기에 가능한 전략이다. 그런데 채권 ETF는 단기채권 상품을 제외하고는 이런 헤지 역할로는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주식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채권 ETF와 성장주와의 배분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성장주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데 채권 ETF의 시세도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니 말이다.
따라서 채권을 산다는 것과 채권 ETF를 산다는 것은 서로 상반되는 의미일 수도 있다가 이 글의 요지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간혹 기준금리가 오르는 추세일 때 채권을 사라는 뉴스를 종종 볼 수 있어서다. 채권을 사라고 해서 거래하기 쉬운 채권ETF를 사면 어떻게 될까? 장기채 ETF라면 그냥 물리는 거다. 그러니까 뉴스에서 금리 상승을 이유로 채권을 사라고 한다면 보통은 신용도가 높은 개별 채권을 의미한다고 이해해야 할 것 같다. 나처럼 바보짓하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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