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떤 대형 건설사가 자금난을 못 이기고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럴 일 없다더니 참 거짓말을 쉽게 하는 것 같다. 어쨌든 여기서 워크아웃이란 게 도대체 무엇일까?
워크아웃(workout)
워크아웃, 한국어로는 재무개선작업(debt restructuring)은 말 그대로 재무를 개선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다른 용어로 채권공동관리 혹은 기업개선작업 등으로도 불린다.
좀 더 상세히 정리하자면 워크아웃은 부실기업을 살리기 위해 채무 변제방법 등을 채권단과 기업이 협의하에 진행하는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정리 절차'를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금융권(채권단)이 투자한 자금을 떼이지 않기 위해 자금을 더 빌려주거나 상환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협의를 진행하게 된다. 물론 기업에는 그 대가로 강력한 재무구조개선이나 구조조정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
대충 정리하자면 기업이 채권단에게 "빚 갚는데 노력할 테니까 제발 빚 좀 줄여주고 이자도 좀 줄여주고 만기도 좀 연장 부탁요 암튼 살려주세요ㅠㅠ" 같은 식으로 빌면 채권단이 "맨입으로? 이거 고치고 저거 팔고 누구는 자르고 하면 생각해 볼게" 식으로 개선을 요구하는 뭐 이런 식이다. 그리고 협의가 잘 돼서 서로 윈윈 할 수 있으면 기업이 극적으로 살아나는 것이다. 물론 팔다리 다 잘리고 아주 작아진 기업의 모습을 볼 수 있겠지만 말이다.
'법정관리'와 비슷해 보이지만 워크아웃은 금융권의 채무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차이가 있다. 어떻게 보면 법정관리로 강제적 절차에 들어가기 전 기업이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수단인 것 같다.
여담
문제의 기업은 국내 20위권 내에 드는 거대 건설사인데 PF로 진행하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다 상환 만기까지 다가오는 결국 유동성 부족인 상황으로 몰린 것 같다.
결국 PF가 문제인데, PF 자체는 어려울 것 없이 그냥 사업 단위의 대출일 뿐이다. 따라서 해당 대출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혹은 이자를 감면하거나 줄여주는 등의 방식으로 워크아웃이 진행될 것 같다. 따라서 여기에 엮인 대형 금융사들의 실적에 손해는 입히겠지만 금융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을 것 같다. 어차피 금융사들은 이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현금을 쌓고 있었으니 말이다.
남은 문제는 여기에 심하게 엮인 일부 금융사나 하청업체들에의 위기 전이인데 문제의 기업이 살아나더라도 이들에게 부실이 전이되는 것을 막기는 힘들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이 부실 전이를 어느 정도 막는 데 집중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많은 이들의 예상으로는 일단 총선 전까진 어떻게든 막아보다 총선 이후엔 질서(?) 있게 터트리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가능성은 제법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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