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물가 대응을 위하 금리 인상이 한창이고 이로 인해 경기 침체 문제가 대두되면서 침체를 연착륙으로 끝낼 수 있을지 아니면 경착륙이 될지에 관한 기사과 이야기들이 자주 보인다. 그런데 이 '연착륙'과 '경착륙' 용어는 좀 헷갈린다. 연착륙은 '부드러운 착륙'이라는 의미로 읽히기는 하는데 나머지 하나인 '경착륙'은 '가벼운 착륙'이라고 읽히기 때문에 둘 다 비슷한 의미로 이해가 된다. 도대체 이 둘은 무슨 차이일까?
연착륙 (soft landing)
연착륙은 '軟착륙' 즉 부드러운(soft, 軟, 무를 연) 착륙이라는 의미가 맞다. 말 그대로 비행기가 지면에 아주 부드럽게 착륙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경제적인 의미로는 경기 침체가 오긴 했지만 깊지 않고 짧게 잘 넘어갔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로선 세상이 두 번째로 바라는 시나리오다. 물론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는 경기침체가 오지 않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경착륙 (hard landing)
찾아보니 오해는 간단히 풀렸다. 문제의 '경착륙'에서 경은 '가볍다(輕, 가벼울 경)'라는 한자가 아니었다. 전혀 다른 의미인 '단단하다(hard, 硬, 굳을 경)'라는 의미의 한자를 붙여서 '硬착륙'이라고 쓰는 용어였다. 당연히 부드러운 것의 반대는 단단한 것이 맞긴 하는데, '경'이라는 단어가 '가볍다'라는 의미로 일상생활에 자주 쓰여서 이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비행기가 경착륙 했다는 말은 제대로 착륙을 못 하고 동체로 착륙하거나 불시착하거나 활주로를 벗어나는 등의 불상사 수준의 의미 같다.
경제적인 의미로는 일반적으론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 자체를 의미한다. 하지만 최근에 쓰이는 의미로는 경제에 상당히 부정적인, 즉 심한 경기 침체 상태이고 회복에 오래 걸린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기업의 실적도 떨어지고 적자나 파산 기업도 늘어나며 실업률도 치솟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상태 말이다.
사족
이래서 나는 한자 조어는 안 쓰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같은 발음 같은 표기의 글자에서도 이렇게나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경우는 차라리 영어 외래어 표기로 소프트랜딩이나 하드랜딩이라고 바로 쓰는 편이 제대로 된 의미 전달에 있어 수백 배는 더 나을 것 같다.
설마 내가 한자에 익숙한 세대여서 이렇게 느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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