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록에 이어 중국과 분위기가 좋아지는가 싶었는데, 또다시 눈에 뜨이는 트럼프 무역전쟁의 급진적 변화가 있었다. 아무리 봐도 여기서 관망을 끊고 기록을 남겨야 될 시점 같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여전한 트럼프
일단은 그의 전술이 계속 이어지고 있던 와중이었다. 즉 일단 먼저 저지른다. 그리고 저지른 것을 찬양한다. 그러다 막상 기한이 다가오면 없던 일처럼 만들고 어딘가로 숨는다. 그리고 잠깐 있다가 다시 튀어나와 저지를 준비를 한다. 이런 식이다.
뭔가 풀려가는 것처럼 보이던 중국과의 협상은 숨어서 상대 간 보기 상태였던 듯하다. 그나마 중국이든 미국이든 대화의 끈은 놓지 않고 있었긴 했는데, 최근 트럼프가 갑자기 중국이 여전히 일부 희토류 수출 제한을 하는 등 합의를 위반했다며 발끈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또 트럼프가 곧 저지르려는 것 같다.
한국의 경우는 환율 협의 논란이 사실로 밝혀지고 주한미군 감축 설이 나오는 등 여러 혼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즉 트럼프가 저지르는 도중의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
EU에 대해서는 저질렀다가 잠깐 숨은 상태였다. 협상에 진전이 없는지 갑자기 EU에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더니 막상 시한이 다가오니 트럼프는 원래 유예 기간인 7월 9일까지 50% 관세 조치도 유예하고 어딘가 숨을 장소를 찾아 떠난 듯하다.
일본에는 저지르고 있는 와중이었다. 다만 대화가 잘 안 풀리는 건 비슷한데 여긴 미국이 아닌 일본이 계속 협상을 모습이 보이는 것이 약간 다른 느낌이었다. 아마도 트럼프가 흡족해하는 몇 안 되는 나라 같다.
애꿎은 화풀이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트럼프가 애플에게 화풀이를 했다.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지 않으면 외산 아이폰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이다.
이는 애플이 리쇼어링에 소극적인 것을 문제 삼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애플이 관세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도에서의 생산분을 모두 미국으로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화가 난 것일 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 이야기는 모든 스마트폰 대상이기는 해서 삼성에게도 해당된다. 어쨌든 제일 큰 화풀이 대상은 애플이었던 듯하다.
갑자기 옆에서 날아든 무언가
하이라이트는 트럼프 바로 옆에서 음료수를 마시던 친구가 갑자기 캔을 트럼프에게 던졌다는 것 같다. 바로 트럼프의 관세를 무효화한 법원의 판결이다.
조금 더 정확히 적자면 연방지방법원 국제무역재판소에서 트럼프의 보편관세 및 상호관세는 의회의 승인 없이는 할 수 없는 대통령의 권한 밖의 일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주의할 점은 자동차나 철강, 알루미늄 등의 품목별 관세는 대통령에 권한이 있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당연히 발끈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오죽하면 사법 쿠데타니 뭐니 센 발언들이 나왔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런 반발 만으론 아무 해결이 안 될 것이다. 당연하게도 트럼프는 항소를 할 모양이다. 그리고 연방항소법원에 가처분 일시정지 요청을 했고 항소법원은 이를 받아들여서 6월 9일까지 관세를 유지시킬 수 있게 되긴 했다.
물론 트럼프는 3심 결론이 나올 때까지 아예 판결 효력의 정지를 원하고 있기에 이후에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어쩌면 트럼프가 심은 인사가 많은 대법원에 바로 상고하는 방법을 쓸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더라도 트럼프에겐 기존 보편관세나 상호관세 외에도 다른 몇몇 관세 부과 방법이 있기에 그 방법으로 돌려서 쓸 수도 있다. 다만 준비에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은 확실하다. 어쨌든 기존의 상호관세나 보편관세를 계속 쓰기엔 무리인 상태가 되긴 한 것은 사실 같다.
날아온 캔을 간신히 피한 트럼프는 과연 무슨 일을 벌일까?
여담
국채금리가 가장 큰 급소인 게 알려지며 최근 자주 쫄고 도망치는 모습을 보이는 트럼프가 타코 트레이드(TACO Trade)라는 말을 듣자 좀 열받은 모양이다.
TACO: Trump Always Chickens Out - 트럼프는 항상 (저지르고) 쫀다.
관세 판결과 이 타코 트레이드 덕분에 제대로 열받은 트럼프가 뭔가 아주 큰 일을 저지르는 것 아닌가 살짝 걱정되는 요즘이다. 안 그래도 일론 머스크 같은 측근이 비난하며 엑시트 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크게 터질 것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 걱정이 부디 기우이길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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