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스 개발자 설문조사 2020이라는 재미있는 설문 조사 결과가 있어서 그냥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이 조사 내용을 읽고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정리해 보는 글입니다.
따라서 당연하게도 매우 주관적인 글이라는 점을 밝힙니다.
시작하기 전에
구글 크롬에만 최적화하지 마세요. 크롬이 또 다른 IE 독점 악몽의 사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구글 크롬이 아니라 크로미움에 최적화시켰다고 표현하시던가요. 크로미움은 적어도 완벽한 오픈소스이고 크롬뿐만 아니라 엣지 등 몇몇 브라우저에서 채용하고 있는 엔진입니다. 크롬은 이 크로미움을 수정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크롬과 크로미움은 다릅니다.
크롬에만 최적화 하면 다른 브라우저에서 안 보일 수도 있습니다. 최신 HTML5의 기능을 쓰지 말고 안정화되고 풍부하게 지원하는 기능만 써도 충분히 페이지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를 나열하세요. 저는 사파리를 주로 사용하는데 저 페이지를 보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파이어폭스도 불편함이 없을 것입니다.
웹은 모든 브라우저에게 공평해야 합니다. 모두에게 공평할 수 없다면 최악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앱 개발자가 그렇게 적진 않음
직무 설문 결과를 보면 참여자 대부분 서버와 백엔드, 그리고 프런트엔드에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웹을 구성하는 직종이고 수요와 공급 또한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와 iOS 개발자를 합치면 프론트의 절반 정도는 될 정도로 적지도 않습니다. 물론 이 앱 개발자가 네이티브인지 하이브리드인지, 아니면 웹 앱인지 알 수가 없지만 말이죠. 절반은... 음... 뭐... 적지는 않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세분화 시키니 앱 개발자는 좀 적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요.😢
직장은 역시 수도권 불패
서울 집중, 수도권 집중 현상이야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리고 이는 개발자 직종도 마찬가지지요. 어쩔 수 없이 서울과 경기도에 몰려있습니다. 정보통신 분야가 점점 발달함에 따라 굳이 가까운 곳에 뭉치지 않아도 될 거라는 예상은 옛날에는 많았는데 이게 틀린 이야기가 되어 버린지는 오래지요.
과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통해 서울이 점점 작아지고 수도권도 분열되는 등의 미래에 관한 상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면 이럴수록 더더욱 서울로 뭉쳐서 대한민국이 정말 서울 공화국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여전히 소외되는 늙은(?) 개발자
설문 참여자에 50대 이상은 거의 없습니다. 40대부터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10년 전에 보던 현상과 거의 흡사합니다. 즉 바뀐 게 없네요.
미래에는 좀 달라질까요? 나이 든 개발자가 그들의 연륜을 살리지 못하고 관리 직종으로 빠지게 되는 현상을 곱게만 바라볼 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개발자들은 맥을 많이 쓴다?
개발자들이 맥을 많이 쓴다는 것은 체감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주변은 물론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도 개발자나 젊은 직장인들은 대체로 맥을 사용하고 있으니깐요.
그런데 결과는 또 의외로 윈도우 천하입니다. 생각보다 맥 사용자가 적다는 것에 충격받았어요. 그런데 여기서 생각을 해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게임 개발자입니다. 게임 개발자들은 윈도를 많이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윈도용 게임을 만들어야 하니깐요. 물론 게임 서버 직종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일반인에 비하면 확실히 맥을 많이 쓴다는 점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리눅스는 어떨까요? 개발자에 한정하면 리눅스도 적지 않게 쓰인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리눅스를 개발용 데스크톱으로 쓰는 경우는 아마도 적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vscode 천하
vscode(Microsoft Visual Studio Code)는 정말 많이 쓰입니다. 뭐 굳이 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트위터든 페이스북이든 블로그든 에디터 팁 정보는 거의 대부분 vscode에 대한 것입니다.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거의 절반이 이 에디터를 쓴다고 나왔습니다.
그럼 나머지 절반은? vscode가 없던 시절 처럼 여러 에디터로 분산되어 있습니다. vim 사용자도 적지는 않네요.
문제는 저 바닥에 emacs가 보인다는 점입니다. 제 최애 에디터는 바닥에서 밟히고 있군요.😭
결과적으로 크롬의 독점 처럼 에디터 세상도 vscode의 독점 시대가 오는 거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둘 다 오픈소스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긴 하지만, 사기업의 제품 속에 오픈소스 코드가 있을 뿐이니깐요.
AWS 천하
점유율이 약간 정체기라고는 해도 AWS는 클라우드 서버 플랫폼 중에서는 가장 많이 쓰여왔으니 아직도 AWS가 주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예상대로네요. 사실 누구나 예상 가능한 이야기였습니다.
MS Azure도 생각보다 많이 쓰인다고 들었는데 일단 이 설문 만으로는 좀 다르네 나타나네요. 다만 예전에 비해 MS의 것도 점유율이 제법 늘었다고는 봐야겠지요.
도커(Docker)와 쿠버네티스(Kubernetes)의 등장 이후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쪽도 점유율이 많이 불어난 것 같습니다. 특히 쿠버네티스 쪽은 아마존보다는 구글 쪽의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져서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다른 플랫폼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왜냐하면 AWS는 좀 비싼 것 같아서요.😏
어쩔 수 없이 쓰는 Java?
자바의 점유율은 어쩔 수 없겠지요. 국내 SI 업계의 거의 표준에 가깝다보니 말입니다. 물론 지금은 다른 무엇인가로 넘어가는 추세도 없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자바는 주류이고 많이 쓰인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다 자바는 안드로이드 앱 개발에도 많이 쓰인다는 점도 생각해야겠지요.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의 대부분은 안드로이드가 가지고 있으니 자바 점유율 상승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Kotlin의 인기가 좋아지고 있기에 안드로이드 앱 개발에서 자바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어느 정도 Kotlin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봐야겠지요?
Javascript는 어쩔 수 없이 많이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앞서 서버와 백엔드, 프런트엔드가 대부분의 직종이라는 결과가 있으니깐요. 여기서 프런트엔드를 한다는 말은 곧 이 자바스크립트를 다룬다는 것과 같다고 봐야 하겠지요. 심지어 Node.js 같은 자바스크립트를 쓰는 서버나 백엔드도 많이 쓰이니깐요. Typescript의 인기세가 있기는 하지만 타입스크립트는 자바스크립트를 대체하는 언어라고 보기엔 힘들겠지요.
이제 Python 개발자도 많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파이썬은 실무에선 안 쓰인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20년 만에 격세지감을 느끼네요. 누군가에게서 파이썬이 죽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었는데 뭔가 착각이 있었나 봅니다. 어쨌거나 파이썬은 통계나 과학,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많이 쓰이지만 백엔드 쪽에서도 굉장히 활발히 쓰이는 언어지요. 즉 다양한 분야의 수요가 많습니다. 언어로 고민 중이시라면 자바스크립트와 파이썬 두 가지만 파면 무적에 가까울지도요.
Go의 상승세도 눈에 띄입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제 주변에는 Go에 대한 칭찬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불평불만을 많이 들어왔지요. 그렇다면 뭘까요? 설마 구글이 밀어주니까 인기 있는 걸로 착각되고 있는 것일까요? 물론 저는 모릅니다.🤪
C++은 아직 많이 쓰인다고 생각은 해 왔지만, C는 거의 죽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직도 많이 쓰입니다. C는 임베디드 분야에선 아직 절대적이고, C++은 아마도 게임 제작 분야에서 많이 쓰이고 있겠지요. 하지만 시스템 스펙이 발달해도 C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은 '언어의 느린 성능을 하드웨어 스펙으로 극복한다'는 것이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말이 되겠지요. 물론 임베디드 분야는 특히 심하겠지요.
Swift와 Objective-C는 국내에서는 찬밥 신세군요. iOS는 수요도 적고 그래서 개발자도 적고, 심지어 하이브리드 개발 툴에도 점유율을 뺏기고 있으니깐요. 하지만 iOS 디바이스의 전체를 보면 수요는 결코 적지 않지요. iPad와 Apple Watch도 분명 iOS 플랫폼이니깐요. 적어도 점유율이 심하게 낮아지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애플이 삽질하면 뭐 한방에 훅 갈지도 모르지요.
많은 개발자들은 노트북에 스티커를 붙이지 않는다
네. 저도 노트북에 스티커를 절대로 붙이지 않습니다. 저도 주류네요. 와아~
스티커를 붙이지 않는다는 개발자는 아마도 맥 사용자일까요? "내 아름다운 맥을 스티커로 더럽히지 않겠다!" 뭐 이런 것일까요?
아뇨 그럴리는 없지요. 적어도 제 주변에도 맥북에 스티커를 덕지덕지 훈장 처럼 붙이는 개발자가 종종 보입니다. 뭘 쓰던 그냥 취향이 이렇다는 것으로 정리하는 게 맞겠지요.
여기서도 사랑받는 고양이
개발자들은 고양이를 사랑합니다. 물론 개발자 뿐만 아니라 젊은 사회인들은 대체로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이제 고양이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 하네요. 길고양이 함부로 학대하지 맙시다.
마무리
뭔가 놀라운 듯한 문체로 글을 적기는 했는데, 사실 예상한 대로라서 좀 심심한 감이 없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윈도 유저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만 빼면 말이죠. 역시 우물 안은 조심 해야 합니다.🤔
하여간 누군가는 제 생각에 동의하실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뭐병 이러실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이런 글에 결론 따위 뭐가 있겠어요. 그냥 재미로 써 본 글입니다. 그러니 재미로 넘겨주세요.
일단 이번 글은 여기서 정리합니다. 해당 설문 내용은 굉장히 많은 결과를 다루고 있기에 꼭 읽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물론 제 글을 보는 이가 압도적으로 적을 테니 이 말을 하는 것도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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