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사회적 거리두기

어느 날 트위터를 통해서 구글 크롬(Google Chrome)이 나쁘다는 내용의 트윗을 접하게 되었다. 굳이 내용을 언급하기보다는, 해당 작성자가 이런 사실을 널리 알리고자 직접 도메인을 구입해서 홈페이지까지 만들었으니 그곳의 링크를 언급한다.

Chrome is Bad

아주 직관적인 이름의 홈페이지다. 내용도 일관적으로 구글 크롬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간략히 정리하자면, 자신의 맥북이 이상하게 제성능을 못 내서 추적하던 도중 구글 크롬의 업데이터로 동작하는 KeyStone이라는 프로세스가 비밀리에(?) WindowServer의 CPU 사용량을 이해할 수 없게 증가시키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구글 크롬을 완전히 삭제했고 이후 이런 문제가 사라졌다는 것을 정리하고 있다.

일단 해당 내용에 동조하는 사용자들도 조금씩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은 객관적인 내용이 보완되지 않는 한 사기에 가까운 내용일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특히 Hacker News에선 사기를 의미하는 flagged 표기가 해당 글에 붙었다.

하지만 나는 이 글에 어느 정도 동조하고 있다. 여러 문제점이 있겠지만 구글 크롬에선 아래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다.

1. CPU와 GPU를 과도하게 점유
2. 메모리를 과도하게 사용
3. 거의 독점 브라우저

특히 3번의 독점 항목이 내가 크롬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미 이 블로그에서도 독점을 경계하는 내용을 수 차례 언급하기도 했고 말이다.

구글과 멀리하기

그래서 시스템에서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구글의 제품들을 덜어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구글 드라이브 동기화 도구다. 어떻게 보면 필요한 도구일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외장 하드만 연결하면 백업할 수 없다는 오류를 뿜어냈다. 하지만 난 이미 외장 하드에 관심을 두지 말라는 설정을 해둔 상태였다. 그래서 이 도구는 나에게 상당히 미움받던 도구였다.

물론 구글 드라이브는 웹 브라우저로도 사용이 가능하기도 하고, 꼭 파일 동기화가 필요하다면 iCloud Drive로도 미약하게나마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체제 걱정은 할 이유가 없었다. Dropbox도 사용할 수 있겠지만 무료 플랜의 사용 대수 제한 문제로 오래전에 눈 밖에 벗어나긴 했다.

그다음은 위에서 언급한 구글 크롬이다.

하지만 구글 크롬 자체는 독점이라는 문제 때문에 오히려 필요할 때가 있기도 하다는 점이 문제다. 사파리를 주력으로 사용하긴 하지만 간혹 국내 일부 사이트에서는 요즘은 IE 대신 크롬을 요구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떤 곳은 사파리를 아예 호환되지 않는 브라우저라는 망발을 지껄이기도 할 정도니 말이다.

그래서 구글과 관련된 코드를 덜어낸 ungoogled-chromium이라는 것을 설치하게 되었다.

Eloston/ungoogled-chromium

크로미움(Chromium)은 크롬의 오픈소스 개발 버전이다. 구글은 이 크로미움을 기반으로 자사 관련 코드를 더 추가하고 몇 가지 개조를 거친 뒤 크롬으로 내놓는다. 즉 사실상 크롬과 거의 동일하다. 다만 이 ungoogled-chromium의 차이점은 이름처럼 구글과 관련된 기능을 떼어냈을 뿐이다.

보다시피 크롬과 거의 동일하다

이로 인해 구글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성되었다. 불편해지면 다시 거리를 좁힐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이 얼마나 생길지 아직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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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굳이 삭제 방법을 언급하지는 않았는데 구글링을 해보면 수동으로 깔끔하게 삭제하는 방법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아 이런.... 역시 구글과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은 불가능한가 보다.

PS. 이 글을 쓴 다음날 구글 인증 서버가 터져서 모든 구글의 서비스가 동작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구글이 싫든 좋든 한 기업에 종속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아주 좋은 체험의 기회였던 것 같다.

No More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