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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맥을 망가뜨리는 망할 플러그인들

기술적인 이야기/맥 2021.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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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맥북의 키보드가 이상해졌다. 특정 키 조합을 누르면 반응이 한참 걸렸다. 키를 누르면 랙이 걸린다는 표현이 딱 적절한 것 같다.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더욱 심해졌다. 지금은 문제의 키 조합을 누르면 1~2초가량 후에나 입력이 될 때도 있다. 이건 너무 큰 문제다. 랙이 걸린 상황에서 누르는 키는 이상하게 동작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아 드디어 인텔 맥이 맛이 가기 시작하나" 하는 생각만으로 그냥 넘기고 살고 있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 느려짐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것과 함께 동시에 이상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Emacs 커서 이동 키맵이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어 Ctrl+A 라거나 Ctrl+E 같이 말이다. 언제 어디서든 터미널에서든 이맥스에서든 웹브라우저에서든 이상하게 이 키들이 주로 문제를 일으켰다.

하지만 원인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최근 macOS 업데이트를 하다가 입력기가 버그를 일으킨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또 하나의 이상한 현상을 발견한다. 크롬이나 사파리에서 탭 이동을 위해 사용하는 Ctrl-Tab, Ctrl-Shift-Tab 두 키 모두 이상하게 버벅거린다는 것을 눈치챘다. 뭔가 공통점이 있다. 조합키 중 하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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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원인은 Ctrl 키 조합

공통적으로 Ctrl 키가 조합되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왜 이 키 조합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구글링은 이 문제의 답을 알려주지 않았다. 대부분의 키보드 랙 문제는 블루투스 키보스 사용 시 나타나던 문제다. 내 경우는 맥북에 내장된 키보드에서 이 문제가 생겼다는 점이다.

약 2주 간 원인을 찾다가 자포자기하고 있던 즈음이다. 활성 상태 보기를 이용해 프로세스 목록을 보던 중 이상한 것이 보였다. nosmain 뭐라는 이름이었다.

힌트를 준 그 프로세스

이게 뭔가 하고 찾아봤더니 인터넷 보안 플러그인이었다. 이름하야 유명한 nProtect의 한 모듈 중 하나로 추정된다. 즉 은행과 증권의 공동인증서를 발급받고 옮기는 그 미치도록 짜증 나는 작업을 위해 설치한 보안 플러그인 중 하나였다.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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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보안?! 그 잡것이 설마?!

아마도 윈도우에서 유래한 것으로 유추되는데, 키보드 보안이 Ctrl+C 등의 특정 키조합을 가로채서 뭔가를 하기 위하 Ctrl 키 조합을 모조리 가로채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런 키보드 보안 툴이 여러 종류가 깔리면서 서로 상부상조로 내 맥을 망가뜨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갑자기 환희와 함께 짜증이 일었다. 파인더를 열어 애플리케이션 폴더를 살펴본다. 최상단에 플러그인들이 잔뜩 깔려 있었다. 이것들을 모두 지워버리기로 했다. 어차피 뭐가 키보드 보안인지는 모르겠기도 하니 말이다.

이 세상에서 사라져라 쓰레기들아

상단의 폴더 대부분은 플러그인이었다. 지금은 지워버려서 안 보이는 악명 높은 AST도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설치 제거기(uninstaller)가 안에 들어있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일부는 제거할 수가 없어서 강제로 제거하고 휴지통을 비워버렸다.

이후 리부팅을 하고 난 후 키보드 랙 문제는 사라졌다.

결론: 공동인증서 개 쓰레기 언제 버릴 거냐 도대체

그렇다. 그리고 제발 키보드 보안 같은 이상한 플러그인 쓰레기 좀 쓰지 말자. 외국에선 그런 거 안 쓰고도 잘 살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만 이딴 이상한 개X발잡쓰레기 같은 걸 쓰는지 이해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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