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8월 1일 전에 대부분의 무역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질 거라고 추측(희망)하는 듯하다. 뭐 그렇든 말든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느냐인 것 같지만 말이다. 이전에 이어서 뭔가 큰 결론이 나왔으니 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금 급하게(?) 정리해 보자.

VS 한국
일본과 유럽의 갑작스러운 합의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국 협상팀은 안 그래도 트럼프의 압박 전술에 상당히 험난한 길을 걸어가듯이 보였다. 농산물이나 환율 카드 까지도 주머니에 넣고 협상이 들어간 모양이다. 물론 그보다 더 앞에 낼 카드는 조선이나 반도체 쪽일 것 같지만 말이다.
물론 미국 측 압력은 매우 거셌다. 대놓고 농축수산물 개방 요구를 했다는 것도 사실로 밝혀졌다. 당연하다는 듯이 국방비 증액이나 무기 구매 요구도 포함되었다고 한다. 제발 내줬으면 하는 카드인 망사용료나 지도반출제한과 관련된 카드는 이상하게 언급이 없었지만 말이다.
하여간 한국 협상팀은 미국 협상팀을 열심히 쫓아다니며 어떻게든 협상을 성사시키려 안간힘을 썼다. 덕분에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관세 유예 마지막 날을 앞두고 미국과 극적으로 무역 협상 합의에 성공했다. 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MASGA), 반도체, 2차 전지, 바이오, 에너지 관련 투자 및 10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수입 등을 내주고 대신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자동차 관세도 기존 25%에서 15%로 할인받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는 한국이 자동차 및 농산품 시장도 전면 개방한다고 발언했지만 실제로는 거의 대부분 이미 열려있는 상태라 그저 그런 과장이었던 것 같다. 어쨌거나 민감한 부분이었던 쌀이나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은 성공적으로 막아낸 듯하다. 방산과 관련된 양보도 없었던 것 같다. 트럼프가 좋아하던 MAGA 용어에 S(Shipbuilding)을 포함시켜 'MASGA' 용어를 만들어 낸 것이 협상에 주효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밖에 유감스럽게도 고정밀 지도 반출도 막았다고 한다. 이미 안보 시설 지도가 다 공개되어 있는 거 국익과는 큰 관계도 없고 오히려 개방하면 외국인 관광 수요 증가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는데 아쉽다.
투자 금액과 관련해서는 트럼프식 과장 화법을 볼 때 민간 투자도 포함된 것이 아닐까 의심이 된다. 그리고 한국 정부에서 밝히길 현금 투자뿐만 아니라 대출이나 보증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 실제 투자 지출은 이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일본과 비슷하게 트럼프는 수익의 90%가 미국을 위해 쓰인다고 또 이야기 하긴 했지만 과장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실제론 투자 수익의 재투자 개념을 이렇게 포장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밖에 추후 반도체나 의약품 품목 관세 발표 시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적시하기로 했다는 점은 큰 성과 같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직접 밝히기도 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밖에 환율과 관련된 논의가 없었다는 점도 약간의 안도거리다.
철강과 알루미늄은 다른 나라와 동일하게 이번 협상의 제외 대상이었기에 여전히 50% 관세가 그대로 유지된다. 이 부분은 참 안타깝지만 트럼프가 완강한 모양이다.
어쨌거나 실제 협상 결과는 조만간 있을 이재명 대통령 방미 때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VS 유럽
그간 트럼프가 유럽과의 협상 합의 가능성을 띄우고 있었던 만큼 합의에 거의 근접한 것 같았다. 이와 함께 20가지의 걸림돌에 대해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것 조차도 과장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협상이 시작되었을 때 트럼프는 여전히 15%를 최저한이라고 못 박았다. 언제는 10%라더니...
이후 한국과의 협상 전에 유럽도 미국과 합의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EU는 '미국산 에너지 및 군사장비 수입과 600B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를 바쳐서 자동차 품목관세도 포함해서 15%의 관세를 획득했다. 다만 철강과 알루미늄 품목 관세는 역시나 제외되어 50% 품목 관세가 적용받는다.
일단 겉으로 보기엔 또 트럼프의 압승으로 보이기는 하는데, 문제는 양측이 합의한 상세한 내용이 문서화되어 알려진 게 없어서 과연 트럼프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가 없다는 점 같다. 어쩌면 EU가 약간 양보해서 트럼프가 합의 내용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데 동의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어쨌거나 당장의 마찰은 피하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아직 분쟁 가능성은 남아있는 듯하다. 미국이 EU의 금융 및 디지털 규제를 문제 삼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VS 중국
트럼프는 중국과의 협상 타결을 위해 수출 통제 및 관세를 현 상태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한때 전해졌던 90일간 무역전쟁 휴전 소식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협상 실패 시 4월 2일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압박은 빼먹지 않았다. 현재 트럼프가 유일하게 제대로 기세를 못 펴고 있는 상대 같다.
VS 인도
트럼프는 인도에 20~25%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시사했다. 이후 트럼프는 25% 부과를 기정사실로 정한 채 협상에 들어간 모양이다. 다만 어차피 인도의 느긋한(?) 태도로 볼 때 실제 협상 타결은 빨라야 9월은 되어야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애플을 좋아하는 입장이라 제발 잘 타결되었으면 좋겠다.
VS 러시아
트럼프는 관세 협박을 무시하고 있는 러시아와 관련해 "푸틴에 매우 실망했다"라고 발언하며 "2차 관세를 더 빨리 부과할 것"이라고 협박 수위를 높였다. 이후 10일의 협상 시한을 선언했다. 아직 러시아는 듣지 못한 척하는 느낌이긴 한데, 문제는 이 불똥은 중국에 크게 튈 수도 있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갑자기 나타난 구리 관세
구리 관세는 갑자기라고 하기엔 이미 예고된 관세이긴 했지만 그 내용 때문에 좀 갑작스럽긴 하다. 왜냐하면 구리 및 구리제품 전반이 아니라 구리제품에 한정해 5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즉 구리 원재료에 대해서는 관세가 면제된다.
이 발표 덕분에 미국 구리 시세가 관세 예고 전 시점으로 폭락했다. 정말 갑작스러운 발표 및 폭락이라 대비할 수 있었던 개인 투자자는 없었을 것 같다.
기타
- 반도체 관세가 조만간 결정될 것 같다.
- 트럼프는 관세협정 미체결 국가에는 15~2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밝혔다. 15%면 한국, 일본, 유럽이 그렇게 고생해서 얻어낸 결과인데....
어쨌거나 타결은 되었지만 아직 입을 통해서 뭔가가 더해지고 빠진 듯한 내용이 전해지고 있는 수준이다. 이 상황에서 트럼프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미국 방문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 약간은 독특했다. 덕분에 야당이 바라던 음모론적인 그림이 깨진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하여간 이 대통령의 방미로 진행될 회담에서 결과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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